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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 보시죠" 경찰 비웃는데…텔레그램 수사는?

최승훈 기자

입력 : 2024.09.03 06:27|수정 : 2024.09.0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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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인의 얼굴까지 음난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범죄를 주도한 대화방을 운영했다는 사람을 저희가 취재했습니다. 이 운영자는 잡을 테면 잡아보라며 수사 기관을 조롱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화방에 참여하려면 지인 사진이나 불법 영상물을 공유하는 등 인증을 요구하는 '지인 능욕방'입니다.

자신들을 고발하는 최근 SBS 보도를 언급하면서 인증을 더 강화하거나 새 대화방을 만들자며 대책을 논의합니다.

한 참가자는 "기자 능욕방도 파서 여자 기자들을 능욕하는 거 어떠냐"고 제안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지인능욕방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한 텔레그램 이용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인천에 사는 25살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대학교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만들고,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수사기관에 잡힐 걱정은 안 한다, 잡아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손쉽게 대화내용과 사진 등을 삭제할 수 있고, 익명성을 보장하는 텔레그램 뒤에 숨으면 쉽게 잡히지 않을 거란 생각으로 수사기관까지 조롱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4년 동안 경찰의 딥페이크 범죄 검거율은 5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이 범죄 혐의자의 계정정보를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 등 외국 수사기관에도 잘 주지 않는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범죄를 방조한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내사에 착수하고,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 수사당국 등과 공조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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