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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구기자에 공업용 유황…"눈물 멈추지 않을 정도"

권란 기자

입력 : 2024.09.02 16:48|수정 : 2024.09.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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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하이성 거얼무시, 구기자 유명 산지로 수확 철이면 도매상들이 몰려듭니다.

농장에서 구기자를 구매한 도매상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농장 근처 넓은 공터에서 하얀 가루를 넣은 물을 구기자 위에 뿌립니다.

[상인 : 소금물입니다, 소금물.]

하지만 가루 포대에는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상인 :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을 넣지 않으면 색이 예쁘지 않아요. 장시간 넣으면 색이 변하는데, 오래 둬야 색이 듭니다.]

메타중아황산나트륨은 방부제로 구기자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과다 섭취 시 소화기 장애, 알레르기 반응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간쑤성 징위안현의 또 다른 구기자 농장, 한밤중 창고에 가보니, 바닥 곳곳에 노란색 물질이 눈에 띕니다.

[CCTV : 기자가 창고 비닐에 작은 구멍만 냈는데도, 다량의 자극성 기체가 나와 호흡하기 어려웠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선명한 색깔을 내기 위해 유황 연기로 열매를 그을리는 훈증 과정입니다.

문제는 식품용이 아닌 공업용 유황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상인 : 공업용입니다. 더 싸니까요. (얼마인데요?) (1근에) 2위안(약 380원)입니다. (식품용은요?) 사본 적이 없어서 모릅니다.]

공업용 유황은 독성 물질인 비소를 다량 함유해 신부전, 간 기능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사용금지지만, 농민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농민 : 안 넣은 해에는 2만 위안(약 380만 원)이 덜 팔렸어요. 딴 사람들은 다 넣고 돈을 버는데 난 못 벌었죠. 그래서 다시 넣기 시작했어요.]

구기자는 요리와 약재, 차 등에 두루 쓰이는 재료로, 문제의 농장에서 생산된 구기자는 중국 전역의 식당과 약국 등에 유통됐습니다.

화학 물질 '범벅' 논란이 커지자 중국 당국은 특별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권란,  영상취재 : 최덕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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