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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윤 명예훼손' 공소장 변경 신청…'이재명 공산당' 삭제

한성희 기자

입력 : 2024.09.02 13:03|수정 : 2024.09.02 13:03


▲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재판부의 지적을 수용해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 등을 삭제하는 등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오늘(2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기존 70여 쪽 분량을 50여 쪽으로 줄여 지난달 29일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사건의 핵심인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과 관계가 없는 간접 정황이 공소장에 너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인데도 마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죄 공소장을 보는 것 같다며 의문을 표한 겁니다.

특히 김 씨 등이 대장동 개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이재명은 성남시 이익을 위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소위 '공산당 프레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반영해 이 '공산당 프레임'을 공소장에서 삭제습니다.

또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유착관계' 등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경위 사실도 대폭 수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때 저희가 쓸 부분이 공소사실에 녹아들어 있는 등 아직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경위 사실도 다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공판준비기일에서 다 언급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며 "서증조사를 통해 판사가 심증을 완벽하게 형성하기 전까지는 공소사실을 어느 정도 변경할 수 있기에 이 단계에서 일단 재판부는 멈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재판의 핵심 쟁점에 대해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조우형이라는 대출 브로커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한 것은 맞는데, 이 부분에서 수사를 무마했느냐가 본질적인 쟁점으로 누가 커피를 내줬느냐 등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와 주고받은 1억 6천500만 원이 신 전 위원장이 집필했다는 '혼맥지도' 책값이라는 피고인 측 주장에 대해 "일반인인 제가 봤을 때 가십거리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액수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진술 증거로 받았다는 이들이 108명에 근접하고, 피고인들은 서로 변론 분리해서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러면 재판 시작을 못한다"며 "소모적인 이야기밖에 될 수 없는 증거라면 과감하게 동의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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