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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이 코 앞"…급박한 사정 듣고 2시간 만에 지갑 찾아준 경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8.16 14:15|수정 : 2024.08.16 14:15



"자식들 방학이라 한국에 왔는데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제발 찾아주세요."

영국에 거주하다 잠시 한국에 입국한 50대 여성 A 씨의 신고가 지난 14일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A 씨는 "자식들 얼굴 보려고 영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전남대 근처에서 지갑을 떨어뜨린 것 같다"며 "곧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지갑에 영국 카드와 신분증이 있어서 그전까지 꼭 찾아야 한다"고 사정했습니다.

딱한 사정을 들은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4팀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 씨가 전남대학교에서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다가 지갑을 떨어뜨린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흰색 티에 검정 바지와 모자를 쓴 남성이 슬그머니 나타나 바닥에 떨어진 지갑을 슬쩍 주워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지갑을 주워 차를 타고 학교를 빠져나가는 범인의 행동을 보고 경찰은 남성이 지갑의 주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훔치려는 것을 간파했습니다.

경찰은 범인이 타고 간 차량을 추적해 단 2시간 만에 범인의 인적 사항과 주소를 알아냈습니다.

자택에서 검거된 50대 남성 B 씨는 "지갑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순간 욕심이 났다"며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지갑에는 잃어버린 57만 원과 영국에서 쓰는 카드, 신분증 등이 그대로 들어있었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지갑을 회수해 A 씨에게 소식을 전했고,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다음날인 15일 오전 A 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지갑을 돌려받으면서 "출국 일자가 코 앞이라 걱정했는데 이렇게 빨리 지갑을 찾게 될 줄 몰랐다"며 경찰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광용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4팀장은 오늘(16일) "신고자의 급박한 사연을 듣자마자 빨리 지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항상 신속한 수사로 시민들의 사건, 사고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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