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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대비용?…러 본토 공격 엿새째 [스프]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4.08.12 13:38|수정 : 2024.08.12 13:38

[뉴스스프링]


이현식 뉴스스프링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진격한 뒤, 지상전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국경에서 최대 35km 거리까지 러시아 본토로 진입한 것으로,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사실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 일부를 적에게 내준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경질설까지 흘러나온다고 뉴스위크가 보도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거라는 첩보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포하는 우크라이나 탱크의 모습. 사진 : 러시아 국방부 제공 

무슨 상황인데?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러시아 남서부(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을 넘어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진격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와 가스관 등 에너지 기반시설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61기계화여단은 10일 밤, 가스 수송 중요 거점인 수드자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히면서 현장에 있는 자국 군인들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수드자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수송 측정소가 있는 도시입니다.

처음엔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러시아는 방어군을 증원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추가 진격을 막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국경에서 각각 25km, 30km 떨어진 톨피노와 옵스치 콜로데즈에서 우크라이나군 기동대의 돌파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파괴된 쿠르스크 거리. 사진 : AP
하지만 상당한 혼란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대규모 피란민도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금까지 총 8만 4천 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쿠르스크 국경지대에서 대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 영토에 전쟁을 몰고 왔으니 그들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 본토를 쳤을까?

사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북동부 전선에서 조금씩 영토를 잃고 수세에 몰리고 있었습니다. 최근 3개월 새 서울 면적에 육박하는 영토를 러시아군에 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끊임없이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들을 압박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조금씩 서쪽으로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을 가능성이 어른거리고 끝없는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로감도 높아져, 젤렌스키 대통령이 받는 압박도 커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하게 되더라도 전보다 유리한 패를 쥐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선임연구원 프란츠 스테판 가디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공격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적의 영토에서도 복잡한 작전을 수행 가능하다고 서방과 동맹국에 보내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주재 서방 외교관은 "이번 작전 이전에 우크라이나는 협상에 들고나올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한 걸음 더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점령 지역을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애초에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등 자국 내 군사적 요충지를 방어하기에도 병력과 무기가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병력을 빼내지 않고 자국 내 징집병들을 동원해 쿠르스크에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을 상대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포리자 원전 냉각탑 화재. 사진 :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제공
이런 가운데,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밤사이 화재가 발생해 냉각탑 중 하나가 손상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측이 '핵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의 2개 냉각탑 중 하나가 인근 러시아 점령지를 공격하던 우크라이나 드론에 맞았다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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