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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탑승구 간 브라질 승객들, 추락 비행기 놓쳐 생존"

이종훈 기자

입력 : 2024.08.10 17:15|수정 : 2024.08.10 17:15


▲ 브라질 여객기 주택가 추락 현장

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주택가에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가운데, 탑승구를 잘못 찾았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화를 피한 승객들의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브라질 파라나주(州) 카스카베우를 떠나 상파울루주 과룰류스로 출발하려던 여객기에 타려던 승객 10여 명이 잘못된 탑승구로 가 결국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이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한 한 남성 승객은 브라질 현지 매체 글로부TV에 최소 10명이 다른 탑승구에서 대기하다가 이륙 직전에 비행기를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이 승객은 직원들이 "'이미 탑승 시각을 지나서 이 비행기에 탈 수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나를 이 비행기에 태워달라'라고 그들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방법이 없다. 해줄 수 있는 건 비행기표를 다시 예약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승객들도 탑승구를 잘못 찾았다는 것을 깨닫고 공항 직원들에게 비행기에 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놓친 비행기는 이륙한 지 약 1시간 20분 뒤 상파울루주 비녜두 지역의 주택가 인근 지상에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자신이 타려고 했던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사실을 들은 이 남성 승객은 "다리가 떨린다. 내 기분은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다. 우리는 다행히도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날 추락한 비행기는 상파울루에 본사를 둔 '보이패스'(Voepass) 항공사의 ATR-72 기종 쌍발 터보프롭 여객기로 68명 정원의 이 항공기에는 당시 승객 57명과 승무원 4명 등 61명이 타고 있었는데, 탑승자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까지 지상에 있던 주민 중 인명 피해 보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한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는 앞서 남부 산타카타리나에서 행사 도중 소식을 접하고 "방금 비극적인 보고를 받았다"면서 참석자들과 묵념하며 애도했다고 브라질 매체 폴랴지상파울루는 보도했습니다.

브라질 당국은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길레르므 데히트 브라질 공안부 장관은 항공기의 블랙박스가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회수됐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 연방 경찰은 자체 조사를 시작했으며 비행기 추락 사고와 신원확인 전문가들을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업체 ATR은 성명에서 "전문가들이 면밀한 조사와 현지 당국 지원을 위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상 상황으로 인한 결빙이 이번 사고 원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부TV의 기상 센터는 이날 "비녜두 지역에 얼음이 얼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결빙을 추락의 잠재적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기상 조건만으로는 항공기가 추락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사진=Felipe Magalhaes Filho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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