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캐나다 태권도 선수 스카일러 박 "한국 문화 잘 알죠"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동메달리스트 스카일러 박은 '한국계'입니다.

한국인 아버지와 칠레·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입니다.

할아버지 박득화 씨가 주한미군에게 합기도를 가르쳤고, 아버지 박재홍 씨도 태권도장을 운영한 '무예 가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재홍 씨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코치로 함께 파리에 왔습니다.

세계 랭킹 4위 스카일러 박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8강에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24위)을 만나 금메달을 향한 꿈은 접어야 했습니다.

라운드 점수 0-2(6-7 5-9)로 완패했기 때문입니다.


김유진과 8강전 직후 스카일러 박은 공동취재구역에서 "그저 한국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다. 김유진이 다음 경기를 잘해서 내게도 동메달을 딸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박 코치가 전한 조언도 공개했습니다.

스카일러 박은 "아버지는 날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 경기 전에 '이겨도 우리는 한 팀이고, 져도 한 팀'이라고 하셨다"고 밝혔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스카일러 박은 실제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뤘습니다.

김유진이 결승에 진출하면서 그에게도 패자부활전부터 다시 경쟁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3위 결정전에 진출한 스카일러 박은 라테시아 아운(레바논·23위)을 라운드 점수 2-0(0-0 4-0)으로 꺾었습니다.

동점이 된 라운드에서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합니다.

스카일러 박은 이 기준에 따라 1라운드를 가져갔고, 2라운드도 이기며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시상식을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여한 스카일러 박은 "아버지가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셨다"라며 한국과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캐나다로 이민을 오셨다. 그때 아버지가 8살이었던 걸로 안다"며 "아직 한국에 친척들이 있어서 한국을 많이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한국과 엮인 게 많다"며 웃은 스카일러 박은 "나도 지금까지 여러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다. 특히 태권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