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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깼던 화가 천경자…서울시립미술관 탄생 100주년 기념전

조성현 기자

입력 : 2024.08.08 15:18|수정 : 2024.08.08 15:18


▲ 생전 천경자 화백 모습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늘(8일)부터 서소문본관에서 천 작가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 작가 22명의 작품과 자료를 전시하는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전을 엽니다.

이번 전시는 천경자의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부각하고 그의 영향을 살피며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 동양화가들을 조명합니다.

천경자와 마찬가지로 왜색 탈피와 전통 계승, 민족의식 반영 등 당시 동양화 작가들이 짊어졌던 과제에 더해 가사와 양육까지 병행해야 했던 이른바 '여류 동양화가'들이 어떤 식으로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양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작가'로 자리매김했는지 과정을 살핍니다.

전시에서는 천경자의 170호 크기(가로 185cm, 세로 284cm) 대작 '꽃과 병사와 포성'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천경자 '꽃과 병사와 포성', 1972
천경자가 1972년 베트남 전쟁 중인 베트남에 종군 화가로 가서 스케치해 완성한 작품으로, 국방부에 걸려 있다가 처음 일반 공개합니다.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인 '조부상'을 비롯해 역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는 1950년대 초 작품 '옷감집 나들이', 뱀을 주제로 한 '사군도'(원제 향미사·1969), 1978년 열흘간 4만 명이 몰렸던 서울 현대화랑 개인전 출품작 '초원'(1973) 등 천경자 작품 9점을 볼 수 있습니다.

동시대 여성화가 작품으로는 격변의 시대를 전통춤의 형상으로 풀어낸 장상의의 '다시래기'와 '번뇌', 4·19 혁명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문은희의 '무제(4·19혁명)', 독도를 주제로 한 '공(空)-독도', 군사독재시기 교련 수업을 주제로 한 이숙자의 '캠퍼스 훈련생'(1982), 여성 작가가 그린 첫 정부표준영정인 오낭자의 '김육 표준영정'(1990) 등이 전시됩니다.

전시는 11월7일까지 무료로 공개됩니다.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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