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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예고된 '100곳 극우 난동' 대신…전역서 맞불 시위, 수천 명 몰려

신승이 기자

입력 : 2024.08.08 10:02|수정 : 2024.08.08 10:02


▲ 극우 반대 시위

영국에서 흉기난동 참사 이후 반(反)이민·반무슬림 극우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맞선 반극우 '맞불' 시위가 영국 전역에서 벌어졌습니다.

7일(현지시간) 저녁 런던과 브라이튼, 리버풀, 버밍엄, 브리스틀 등지에서는 이민자 지원 센터 앞 등 거리 곳곳에 수천 명이 모여 인종주의와 극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난민을 환영한다", "인종주의를 거부한다"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위대는 이날 극우 세력이 전국 이주민 지원 센터 앞에서 대규모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맞불 시위를 위해 조직됐습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9일 어린이 댄스 수업에 침입한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어린이 3명이 살해된 후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극우 폭력 시위가 이어져 왔습니다.

텔레그램에는 7일 극우 시위가 열릴 장소라면서 주소를 담은 리스트가 돌았고 영국 언론은 경찰 소식통들을 인용해 경찰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100여 곳을 파악해 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명단에 오른 지역의 모스크와 상점 등은 철문을 내리고 건물 외벽과 창문에 나무판자나 플라스틱 판자를 덧대는 등 폭력 시위에 대비했습니다.

여러 사업장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거나 일찍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극우 반대론자들도 애초 시위 장소로 알려진 이주민 지원 센터 등 30여 곳에서 맞불 시위를 준비했습니다.

가디언은 이날 오후 7시쯤 리버풀의 이주민 지원 센터가 있는 교회 앞에 수백 명이 '인간 방패'를 형성해 공격에 대비했다고 전했습니다.

런던에서는 월섬스토에만 반극우 시위 수천 명이 모였고 해크니, 브렌트퍼드에도 시위자들이 반극우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앞서 1주일간 열린 극우 시위보다 훨씬 작은 규모였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문이 돌았던 극우 폭동은 결국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 반인종주의 시위자들은 반대 세력이 거의 없이 두어 시간 만에 해산했다고 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시위 초기부터 폭력 시위는 시위가 아닌 난동이라며 강경 대응을 공언했으며 지금까지 430명을 체포하고 140명을 기소했습니다.

당국은 폭력 시위 주동자들에 대해 테러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하는 등 폭력 시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입니다.

사법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법원은 시위가 벌어진 지 약 1주일 만에 폭력 행위를 한 가담자 3명에게 20∼3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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