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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받고 기자회견 불참"→"싸우려는 건 아니다"…안세영의 긴 하루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4.08.07 18:26|수정 : 2024.08.07 18:26


0807 이브닝 브리핑 썸네일
"현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건, 저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안세영 선수)

안세영 선수가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쏟아낸 분노의 '작심 발언' 후폭풍이 거셉니다. 이번엔 파리 현지의 기자회견 불참 이유에 대해서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다는 얘기를 꺼내 또다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협회는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인데요, 김규택 협회장이 갈등설에 선을 그으면서 맞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파리의 출국 장면과 국내 입국 장면 등을 통해 후폭풍을 진단해 보겠습니다.
 

장면 1: 배드민턴 코트 VS 샤를 드골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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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김학균 감독, 로니 코치와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 장면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경기 도중 김 감독이 열정적으로 안세영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하거나 응원을 보내는 모습도 자주 화면에 포착됐습니다. 배드민턴 코트에서는 감독과 코치, 선수가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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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7일) 두 사람이 귀국길에 오를 때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사람의 귀국 비행편은 같았지만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따로 도착했습니다. 안세영이 출국장에 먼저 도착해 취재진과 인터뷰할 때 김학균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 감독은 무표정한 얼굴로 안 선수의 옆을 지나가면서 안 선수를 외면했습니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말할 게 없어요"라고 한 뒤 쏟아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안세영 선수와 얘기 나눠 보셨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에 대한 지적이 있다', '선수가 감독님에게 서운함을 표현한 것 같다' 등 여러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장면 2: 샤를 드골 공항 VS 인천공항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안세영 선수는 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은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작심 발언을 이어가겠다는 걸 예고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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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현지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기자회견을 안 나간 것도..."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체육회에서는 선수 의사로 안 나왔다고 했는데 아니었나'고 묻자 안세영은 "저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도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번 충격적인 폭로를 한 겁니다. 다만 기다리라고 한 주체가 대한체육회인지 대한배드민턴협회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안세영의 인터뷰 몇 시간 뒤 인천공항.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이 귀국했습니다. 당초 김 회장은 선수단과 같은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귀국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김 회장은 "보도자료 만들어 배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김 회장은 "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 측의 갈등은 없었다", "(부상) 오진이 났던 부분에 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하는 듯한 말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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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협회와 선수 측 갈등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봉합은 된 건가요?
▶ 김택규 회장: 저는 갈등이 있던 적이 없어요. 제가 협회장인데 협회 측이면 저지 다른 사람이 있겠어요? 갈등이 있은 적 없고요,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고 오진 났던 부분에 대해서만 제가 한번 파악을 해서 보도자료 때 같이 내드릴게요.

배드민턴협회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의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안세영의 참석을 막았다는 일부 보도의 진위 여부를 묻자 "그런 적 없다. 나도 (안세영 선수가) 안 나온 게 좀 의아스러웠다"고 부인했습니다.
 

장면 3: 인천공항 안세영

안세영 선수는 오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 추가 작심 발언을 예고한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려 안세영의 입을 주목했습니다. 질문이 쏟아졌지만 안세영은 말을 아꼈습니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정말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제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작심 발언의 배경을 짧게 설명했습니다.

아침에 귀국한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이 '협회와 선수 간 갈등은 없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이 또한 더 상의하고 말씀드리겠다"며 "이제 막 도착해서 정말 아무것도 못 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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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정말 싸우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 정말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호소하고 싶은 마음에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린 거고요. 제가 여기서 이제 막 도착했는데, 아직 제가 협회랑도 이야기한 게 없고 또 팀이랑도 아직 상의된 게 없어서, 더 자세한 건 제가 상의한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 아침에 귀국한 협회장께선 안 선수와 갈등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 안세영: 이 또한 더 상의해 보고 제가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 제가 도착을 해서 정말 아무것도 못 했거든요.
 

협회, 안세영 '오진' 주장엔 자신 있나?

김규택 배드민턴협회장의 얘기처럼 협회가 우선 안 선수의 오진 주장에 대해서 주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입니다. 당시 안세영은 슬개건염 증세가 있었고,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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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초기에는 최소 2주에서 최대 5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연말이 되어도 낫지 않았습니다. 재검사에서 파리 올림픽 전까지는 완치가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제대로 된 처치도 없었다고 안세영은 말하고 있습니다.

안세영은 첫 진단을 '오진'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금메달을 딴 뒤 인터뷰에서도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 보니 많이 안 좋더라.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표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안세영은 올해 1월쯤 배드민턴협회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부상 선수에 대한 관리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진한 병원은 진천선수촌의 선수들이 다니는 병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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