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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오고 싶었어요"…현조부 기적비에 메달 바친 허미미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8.06 11:59|수정 : 2024.08.06 14:55


▲ 허미미 선수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하고 올림픽 메달을 올려놓고 있다.

"제일 여기 먼저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 선수가 오늘(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습니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입니다.

2021년 한국 국적을 택했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 선수는 오늘 오전 10시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허 선수는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지으며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요청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참석자들과 함께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참배하고 당당하게 따낸 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놨습니다.

참배를 마친 허 선수는 이내 환한 표정을 되찾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허 선수는 '전날 귀국하고 여기를 곧장 찾아온 이유'를 묻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허 선수는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줬을 거 같으냐'는 질문에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허미미
'할아버님이 독립운동가라는 걸 알게 됐을 때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을 묻자 그는 "사실 처음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허 선수는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허 선수는 다소 서툰 우리말 실력을 보였지만,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는 '평소에 어떻게 그렇게 자주 웃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나오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훈 경북도체육회 감독도 오늘 허 선수와 동행했습니다.

그는 허 선수를 한국에 데려오고 팀에 입단시키는 과정에서 그가 독립운동가의 5대손임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김 감독은 "금메달까지 기대했고 실력은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경기 경험이 없다 보니 작은 실수 하나가 금메달과 은메달 색깔 차이가 나게 된 것 같다"며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가지고 다시 이곳에 찾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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