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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장세'에 여기저기서 곡소리…"뚜렷한 호재 보이지 않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8.05 16:24|수정 : 2024.08.05 16:24


"하루에 두 번이나 서킷이라니" "솔직히 이렇게 떨어질 악재인가?" "세계 경제 다 무너진다"

오늘(5일) 국내 증시가 급전직하하자 여기저기서 투자자들의 한탄과 곡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장 대비 각각 8.77%, 11.30% 내린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낙폭을 10.81%까지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4년여 만에 각각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했기 때문으로 증권가는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가 확대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증시가 급락하자 시장이 '파랗게 질렸다'라는 설명입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금리 인하 시사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가 지수 하락의 '방아쇠'가 됐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 우려하던 수준까지 실업률이 오르다 보니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도 있지만, 오늘 가장 큰 원인은 일본 증시 급락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달러/엔이 140엔까지 강세로 갔기 때문에 또 다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 미국 빅테크주 등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우려가 일본 증시와 아시아 증시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증권가는 시장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 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하기는 했지만 불안 심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진단입니다.

송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 지표만 보면 당장 경기 침체를 우려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시장 낙폭이 과도하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던 것과 비교하면서 "돌아보면 딱히 하락 요인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 결국 최고조로 높아진 불안 심리가 시장을 흔들어 놓은 결과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2011년 8월 고점 대비 종가 -17% 수준에서 하락이 멈춘 뒤 횡보했다는 점에서 현재도 유사 흐름 가능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당시에도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기에 결국 정부의 다양한 부양책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큰 이벤트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송 연구원은 "뚜렷한 호재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낙폭이 과다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조금씩 반등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도 "호재로 볼 수 있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영된 상태"라면서 "엔의 흐름 전환이나 미국의 경제 지표가 당장 침체를 우려할 만한 정도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정도여야 반등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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