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2게임' 안세영, 은메달 확보…28년 만의 여자단식 결승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했습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1(11-21 21-13 21-16)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입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몸이 덜 풀린 듯 경기가 시작 직후 4차례 연속 실점했습니다.

상대에게 찬스볼을 내줘 스매시에 당하거나 리시브 실수를 거푸 내면서 점수 차는 점점 벌어졌습니다.

특히 백핸드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 아웃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10-18에선 셔틀콕을 빗맞혀 네트 가까이 보내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점수 차는 계속 벌어졌고 결국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10점 차 패배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극적으로 역전승했던 안세영은 이번에도 '약속의 2게임'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초반 3점 차로 앞섰다 6-5로 쫓긴 안세영은 헤어핀이 네트를 맞고 넘어가는 행운 덕에 동점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되살아난 안세영은 10-9에서 툰중을 좌우 앞뒤로 흔든 뒤 빈 곳을 정확히 찌르는 스매시를 꽂았습니다.

인터벌이 끝난 뒤 안세영은 툰중의 대각 스매시에 대해 챌린지를 신청했고, 아웃 판정을 받아 3점 차 리드를 회복했습니다.

이후 예리한 공격을 연달아 선보이며 8점 차로 2게임을 마쳤습니다.

3게임부턴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안세영이 매섭게 몰아붙이자 당황한 툰중은 범실을 쏟아냈습니다.

11-3으로 인터벌을 맞은 안세영은 후반에도 넓은 커버 범위를 자랑했습니다.

툰중은 막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6-15에서 13-16으로 석 점 차까지 추격하며 안세영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안세영은 툰중의 왼쪽 빈 곳을 찌르는 대각 스매시로 흐름을 끊었습니다.

아슬아슬한 랠리 끝에 헤어핀 후 푸시 득점으로 18-13으로 달아났고, 상대의 연속 범실로 20점 고지를 밟았습니다.

이후 안세영은 석 점을 내준 뒤 강력한 스매시로 게임 포인트를 올려 28년 만의 여자 단식 결승 티켓을 따냈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세계 4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9위 허빙자오(중국) 중 한 명입니다.

당초 결승 상대로 예상됐던 천위페이(중국)는 준결승전에서 허빙자오에게 패해 탈락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