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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수해 관련 대남 비난…"인명피해 날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24.08.03 07:40|수정 : 2024.08.03 12:09


▲ 김정은,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 축하 방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수해와 관련한 남한 언론의 인명피해 추산 보도 등을 비난하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제의한 수해 구호물자 지원에 호응하지 않은 채, 수해 상황에서 김정은이 남한에 보인 첫 반응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를 어제(2일) 축하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인민보위전에서 용감했고, 능숙했고, 주저없었던 것처럼 훈련혁명을 다그쳐 원수를 격멸하는데서도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우리 피해 지역의 인명피해가 1천 명 또는 1천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구조 임무 수행 중 여러대의 직승기(헬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정은은 이어, 신의주에서 한 건의 인명피해도 나지 않았으며, 구조 임무 수행 중 1대의 헬기가 불시착했으나 비행사들이 모두 무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 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이어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생활을 덜 관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말 압록강 일대에 내린 폭우로 강이 범람하면서 북한 신의주 일대에는 큰 비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김정은,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 축하 방문 (사진=연합뉴스)
지붕만 남긴 채 마을이 통째로 잠긴 곳도 많아 인명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정은이 이를 '날조'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은 수해로 인한 민심이반을 막고 비난의 화살을 남쪽으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정은의 반응으로 볼 때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물자 지원 제의를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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