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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실종된 치매 증상 노인 엿새 만에 산 중턱서 발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8.02 12:08|수정 : 2024.08.02 12:08


▲ 엿새 만에 발견된 치매 증상 70대

치매 증상을 보이던 70대 남성이 폭염 속 실종된 지 엿새 만에 산속에서 탈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동래구에서 70대 남편 A 씨가 실종됐다는 아내의 신고가 112로 접수됐습니다.

전날인 27일 남편이 사라진 뒤 스스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다음날인 28일 오전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남 지역 주민인 A 씨가 최근 치매 증상을 보여 병원진단을 받기 위해 부산의 한 가족집을 찾았다가 실종된 것으로, 가족들은 A 씨가 집도 찾지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한지는 몰라 신고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동래구와 금정구 일대 방범용·사설 폐쇄회로(CC)TV 150개를 뒤져 A 씨의 이동 동선은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27일 오후 10시 15분 A 씨가 금정산 산성로로 걸어가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형사, 기동순찰대, 기동대, 과학수사팀, 수색견 등 가용 경력 최대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A 씨의 행방은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되는 상황이라 A 씨의 실종 장기화는 가족들의 애를 태웠습니다.

A 씨 행방에 대한 단서는 실종 엿새째이자 경찰 수색 닷새째인 지난 1일 오전 7시 40분 금정산 중턱에서 발견됐습니다.

A 씨가 신고 나갔던 슬리퍼가 발견됐고, 경찰은 수색견을 풀어 일대를 집중적으로 훑어 등산로에 한참 떨어진 곳에서 탈진상태로 쓰러져 있는 A 씨를 찾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등산로에 완전히 떨어져 우리 수색팀도 길을 개척해서 가야 할 정도로 깊은 숲속에 누워 있었다"면서 "엿새 동안 아무것도 못 드셨고, 조금 떨어진 곳에 물이 약간 흐르는 곳이 있어 이 물을 먹고 버텼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이 어떻게 산속으로 들어오게 됐는지를 아예 기억조차 못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발바닥은 물집으로 덮여 있었고, 의식은 있었지만 완전 탈진 상태여서 병원으로 이송해 몸을 회복했다"면서 "가족 품에서 치매 치료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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