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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두로 패배 선언, 중남미 3개국도 압박…마두로 국제적 고립

김경희 기자

입력 : 2024.08.02 10:22|수정 : 2024.08.02 10:22


▲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냄비 두드리며 항의하는 베네수엘라 시민들

베네수엘라가 마두로 대통령의 3선 확정 발표 이후 부정선거 논란으로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야권 후보의 승리 입장을 거듭 천명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지난달 28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곤잘레스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우루티아 후보가 승자"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쏟아지는 증거들을 고려하면 이는 베네수엘라나 미국 모두에 분명한 사실"이라며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 결과 발표는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결과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앞서 전날 니컬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곤살레스의 대선 압승을 마두로 대통령이나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대선에서 투표 종료 이후 6시간여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3선)을 공식화했지만,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시민단체의 개표 참관을 차단해 부정 개표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이날 현재 공식 웹사이트 역시 접속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마차도가 이끄는 민주야권 측은 "곤살레스 후보의 압승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득표율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중남미에서 양대 대국으로 꼽히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그동안 '이념적 연대'를 표방하던 중남미 주요 좌파 정부도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에 개표 과정 전반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멕시코 외교부가 공개한 공동 성명문에 따르면 멕시코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국은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에 신속한 개표와 투표소별 개표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콜롬비아 역시 좌파 지도자가 집권하고 있습니다.

이들 3개국 정상은 평소 마두로 대통령과 역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마두로 대통령 측으로부터 개표 감사 청구서를 접수한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투표 검증 절차를 밟기 위해 내일(2일) 모든 후보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민주야권 측은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친(親)여당 측 인사가 대거 포진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대선 참관단을 파견한 미국의 카터센터 역시 "대법원에서 독립적인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한편, 민주야권의 마차도는 지지자들에게 이번 주말(3일) 거리 집회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혈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11명이 시위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집계했고, 또 다른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사망자를 20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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