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어선 가득 채운 해파리…피서철 불청객에 해수욕장 '비상'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8.02 06:44|수정 : 2024.08.02 06:44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어제(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최근 해수욕장서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자 송정어촌계 어선들이 해파리 포획에 나섰습니다.

어선을 타고 항구를 출발한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서 다소 높은 파도 사이로 주황빛을 띠고 떠다니는 해파리가 목격됩니다.

큰 뜰채로 해파리를 건져 올리는데 건장한 성인 남성도 힘에 겨울 정도입니다.

이날 포획된 해파리는 30~50㎏가량이었습니다.

100㎏에 육박하는 해파리가 포획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송정해수욕장은 6~8월 지자체와 계약을 맺은 어촌계 어선 3~5척이 동원돼 해수욕장으로 밀려 들어오는 불청객 해파리를 차단합니다.

송정어촌계 간사 박병수 선장은 "9년째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는데 올해 유난히 많다"며 "특히 물놀이 구역까지 이동하는 해파리가 급격히 늘어 피서객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특별히 해파리 차단에 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119수상구조대 구조정도 어선으로 다가와 "오늘 송정해수욕장에 해파리 쏘임 사고가 너무 잦은데 해파리 포획에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최근 3일간 어선 1척당 포획한 해파리는 15마리가량으로, 합치면 하루 평균 60마리의 해파리를 건져 올렸습니다.

1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송정어촌계 박병수 간사가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파리 1개당 무게를 30㎏로 계산했을 때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만 포획되는 해파리는 2t가량입니다.

박 선장은 "수면 부근 얕은 곳에 있어 맨눈으로 확인되는 해파리는 뜰채를 활용해 최대한 많이 포획하고 있다"면서도 "조류가 심한 날에는 해파리가 깊은 수심에서 해변까지 빠른 속도로 이동해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파리 차단망이 설치된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지난 31일 100여 마리의 해파리가 포획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무더워진 날씨 속에 피서객들도 증가하면서 해파리 쏘임 사고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119수상구조대가 집계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6월부터 2달간 286건에 달합니다.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자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해파리 쏘임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운대는 해파리 차단망이 설치돼 있고 송정 해수욕장은 어선이 하루 종일 해파리 유입을 막고 있다"며 "해파리 쏘임 사고에 대비해 진료소도 운영하고 하는 등 최선을 다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파리가 피서객 안전만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민들은 해파리가 걸려 그물이 찢어지면서 어획량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호소합니다.

예년보다 해파리 많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7월 초까지 냉수대가 찾아와 수온이 평년보다 낮았는데 최근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수온도 급격하게 올라가 해파리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독성이 있는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쏘이게 되면 바닷물이나 생리 식염수로 쏘인 부위를 씻은 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