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하니예 피살처…호화 저택 한구석 '외과수술식 타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서방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이란 정부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궁전 근처에 있는 귀빈의 저택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밀타격에 뚫린 정황이 뚜렷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건물의 한쪽 코너가 훼손된 6층짜리 빌딩의 사진을 제시하며 이곳이 하니예가 살해된 곳임을 이란 당국자가 확인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NYT는 이 사진이 이란의 정치, 군부 실세들의 집단인 혁명수비대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건물은 테헤란 북부 자파라니예 지역에 있습니다.

자파라니예는 고급 주거지, 외국 대사관, 갤러리 등이 자리한 부유한 지역입니다.

이 건물은 정부 행사에 사용되는 사다바드궁과 가깝습니다.

특히 이란은 외국 정상 등 귀빈이 자국을 방문할 때 이곳에서 환영 행사를 개최하곤 합니다.

해당 사진을 보면 건물의 상층부 한쪽 코너가 훼손돼 벽 등이 떨어져 나간 듯 보입니다.


잔해로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이 하층부 발코니에 떨어져 있습니다.

건물의 훼손된 부분은 얇은 녹색 천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나머지 건물은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도의 정밀타격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주목됩니다.

실제로 하마스의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전날 브리핑에서 목격자들을 인용해 "미사일 하나가 하니예의 방으로 날아와 폭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알하이야는 폭발 때문에 하니예와 경호원이 죽고 문, 창문, 벽들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매체들은 전투기나 공격용 무인기(드론)가 하니예의 방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면서 '닌자 미사일'로 불리는 헬파이어 R9X 미사일을 장착한 드론을 하마스 지휘부 암살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개발한 이 미사일은 표적을 때릴 때 강력한 폭발 대신 칼날 6개가 펼쳐져 주변 전체를 난도질합니다.

주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무기입니다.


공습받은 건물의 극히 일부만 훼손된 모습에서는 R9X처럼 부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밀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미국산 스탤스 F-35 전투기가 이번 암살 작전에 투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니예가 심야에 잠을 자던 방이 족집게처럼 정밀 타격을 받은 드러나듯 어떤 경우든 이란으로서는 이번 하니예의 죽음은 큰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등 핵심 요인들의 동선, 체류 정보, 일정에 대한 기밀 정보도 외부의 첩보 활동에 유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니예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파악하는 정보력과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춰야만 이같은 '외과 수술식' 작전이 가능하다고 평가합니다.

NYT 소속인 이란계 미국인 기자 파르나즈 파이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사건은 이란이 역내에서 권력을 행사하려는 시기에 이란의 안보 평판에 큰 타격을 준다"며 "이 때문에 이란 당국자들은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이란인터내셔널뉴스 엑스 캡처, 구글 어스 캡처,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