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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리틀 허미미' 허미오 "언니 완전 멋있어…4년 뒤엔 내가 금메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7.31 06:15|수정 : 2024.07.31 06:15


▲ 허미미(오른쪽)와 동생 허미오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허미미(21)가 3년 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때 혼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바로 2년 터울 동생 허미오(19)와 함께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허미오도 언니 허미미처럼 할머니의 유언을 받들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언니 허미미가 파리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던 시점에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허미오는 어릴 적 유도를 먼저 시작한 허미미를 따라 도복을 입었습니다.

이후 일본 와세다대 입학, 경북체육회 유도팀 입단 등 언니 뒤를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언니처럼 성인 태극마크를 달아 올림픽 무대를 누비겠다는 각오입니다.

요즘에는 다음 달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 유·청소년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한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허미오는 전화 인터뷰를 요청한 메시지에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6시에 답장했습니다.

그는 "새벽 운동을 해야 해서 7시 30분쯤에 가능하다"고 남겼습니다.

허미오는 서툰 한국어와 해맑은 웃음이 허미미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언니의 경기를 챙겨봤다는 허미오는 "완전 멋있었다. 결승전 마지막에 지도를 받아 조금 아쉬웠지만 2등도 너무 멋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니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해 온 것을 아니까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허미오의 최종 목표 역시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오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바람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그때까지 세계 대회, 한국 대회에서 1등을 많이 해서 마지막에는 올림픽에서 1등을 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허미오는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 2021년 일본 고교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고등학교 랭킹 1위에 올랐었다고 합니다.

이번 올림픽 출전권은 따진 못했지만, 지난해 8월 국제유도연맹(IJF) 자그레브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언니와 닮은 것 같다는 말에 "달라요. 저는 MBTI(성격유형검사)에서 I(내향형)이고 언니는 E(외향형)다"라면서 "유도도 언니는 업어치기가 좋고 저는 허벅다리가 좋다"고 웃으며 답했습니다.

이어 "언니가 한국에 돌아오면 같이 쇼핑하고 밥 먹고 싶다"고 해맑게 말했습니다.

허미미와 허미오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입니다.

(사진=허미오 본인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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