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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승마 황영식, 베르사유 궁전서 열린 마장마술 예선서 고배

박재연 기자

입력 : 2024.07.31 01:22|수정 : 2024.07.31 01:22


▲ 승마 경기가 열리는 베르사유 궁전 전경

2024 파리 올림픽에 한국 승마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황영식(대한승마협회)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말 델몬테와 준비한 연기를 한껏 펼쳤으나 아쉽게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황영식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 에투알 광장에 설치된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 예선 경기에서 델몬테와 함께 나서 70.000%를 기록, C조 10명 중 5위에 자리했습니다.

이번 대회 마장마술 개인전에는 총 60명이 출전, 10명씩 6개 조로 나눠 예선을 치릅니다.

A·B·C조는 30일, D·E·F조는 31일 경기해 각 조 1∼2위와 차점자 6명까지 총 18명이 8월 4일 결승에 해당하는 프리스타일에 진출합니다.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출전권을 따낸 황영식은 아쉽게 첫 번째 올림픽 도전을 예선에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C조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말 학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차한 샬럿 뒤자르댕을 대신해 영국 대표로 나선 베키 무디가 74.93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웨덴의 파트리크 키텔이 74.317%로 조 2위까지 먼저 돌아가는 결선행 티켓을 받았습니다.

각 조 2위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차점자 6명이 결선에 진출하지만 황영식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가 A, B, C조 세 곳에서만 6명이 넘어 결선행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본래 황영식은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국제승마연맹(FEI)이 한국 등 남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묶어 설정한 G조에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두고 인도 선수와 경쟁하다가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밀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와 중동 일대를 포괄하는 F조 가운데 팔레스타인에 출전 자격을 충족한 선수가 없어 파리행 티켓이 한 장 남게 됐고, 독일로 건너가 착실하게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쌓은 황영식에게 이 출전권이 돌아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2020 도쿄 대회 출전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은 황영식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70%대 평가를 받고서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델몬테를 격려하며 경기장을 벗어났습니다.

프랑스 '절대 왕정' 시대의 상징으로 화려하기로 이름난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이 마주 보이는 경기장을 델몬테와 함께 누빈 황영식의 표정은 시종 밝았습니다.

황영식을 대신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당시 예선에서 63.447%를 기록해 A조 8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황영식은 10년 전부터 우리나라 마장마술의 대표주자로 꼽혀 왔습니다.

승마의 본산이자 중심은 유럽으로 한국은 아직 올림픽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44개의 메달(금 15·은 13·동 6)을 획득했지만, 올림픽은 출전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개최국으로 나선 1988 서울 올림픽 때 마장마술 개인전(서정균)에서 10위,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7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순위입니다.

마장마술은 기수와 말이 길이 60m, 너비 20m의 경기장을 정해진 경로에 따라가면서 얼마나 조화를 이뤄내는지 평가하는 경기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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