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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잇단 경찰 사망에 '부글'…"업무과중 대책 마련하라"

배성재 기자

입력 : 2024.07.29 18:46|수정 : 2024.07.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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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 근무 시절까진 괜찮았는데, 2월 수사과로 인사이동 후 가슴이 조여오고 말이 잘 안 나온다." (2024.7.3 진료기록부)

"약을 먹어도 잠이 안 온다. 이달 말 인사이동에서 팀을 못 옮기면 어떡하나 싶다." (2024.7.9 진료기록부)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관악경찰서 A 경위가 이달 초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입니다.

30대인 A 경위는 올해 2월 관악경찰서 통합수사팀으로 발령받았습니다.

이후 가족과 동료에게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꾸준히 호소해왔습니다.

A 경위는 주변에 "동시에 맡고 있던 사건만 일흔 개가 넘는다"며 "신임 수사관 교육을 다녀오는 동안에도 사건이 배당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이달 말 예정이던 서울경찰청의 수사 내역 감사에 대해서도 큰 압박을 느꼈습니다.

[A 경위 어머니 : 저희 아들은요, 실제로 엄청 밝고 명랑하거든요. 수사과로 온 뒤로는 '아 너무 힘들다'고 그걸 몇 번 저한테 톡으로 남겼었거든요. 이렇게까지 힘든 줄 모르고, 잘 견디면 괜찮을 것이라고….]

최근 열흘 사이 A 경위를 포함해 경찰관 3명이 숨지고, 1명이 한강으로 투신했다 구조됐습니다.

모두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로를 호소하던 경찰관이었습니다.

[B 경사(충남 예산경찰서) 유족 : 진료 (기록을) 봤거든요. 거기 첫 줄에 시작하는 말 이 '업무와 이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각하고'가 이게 첫 줄이에요, 의사 진단이.]

경찰 내부에선 지나친 실적 위주의 줄세우기식 평가와 조직 개편으로 인한 현장 인력 부족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갑보/전국경찰직장협의회 문화사업과장 : 현장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창설, 조직 개편으로 인해….]

경찰청은 윤희근 경찰청장 지시로 현장 근무 여건 실태진단팀을 꾸려 해결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배성재 / 영상취재 : 이찬수 / 영상편집 : 이재성 / 디자인 : 이준호 / VJ : 노재민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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