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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빌려줘" 연인 등치고 "어머니 수술 급해" 사기 친 20대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7.29 08:13|수정 : 2024.07.29 08:13


비트코인 투자금을 빌려달라며 여자친구에게 돈을 뜯고 신고하자 협박 문자와 전화로 위협한 20대 사기꾼 남친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사기, 협박,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25)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22년 6월 연인 B(23)씨에게 "코인에 투자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1금융권 통장 압류를 풀어 변제하겠다"며 35차례에 걸쳐 2천200여만 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신용불량 상태로 수억 원의 사채를 부담하고 있었고, 별다른 재산이나 투자 수익도 없어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갚을 의사가 없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는 B 씨가 경찰에 자신을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전화 안 받거나 전화 안 하면 너희 집으로 잡으러 갈 테니 알아서 해", "현관문 앞에서 기다린다", "잡히지마라 찢어 죽여버린다" 등 내용으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고 50차례 전화를 걸어 협박했습니다.

앞서 A 씨는 2021년에도 또 다른 연인 C 씨에게 "벌금 70만 원을 내지 않아 통장이 막혀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벌금을 납부하고 통장이 풀리면 바로 갚겠다"고 말하는 등 20차례에 걸쳐 5천여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그는 돈을 받으러 온 C 씨의 지인과 말다툼하던 중 원형 주차금지 표지판을 휘두르는 등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2019년 춘천 한 전당포에서 "어머니 수술비 마련을 위해 급전이 필요한데, 보험금을 받아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며 69차례에 걸쳐 4억 6천여만 원을 뜯은 사실도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전체 범행 내용에 비춰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총 편취금액이 큰 액수인 점, 현재까지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여자친구였던 피해자가 상당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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