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사법 방해 행위를 강조하며 신속한 재판을 요청했습니다.
오늘(26일) 오전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피고인 구속기간 내 선고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같이 재판부에 밝혔습니다.
지난달 7일 1심 선고를 받은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구속 기한은 최대 6개월로, 올해 12월까지입니다.
그때까지도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이 전 부지사는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됩니다.
검찰은 "피고인 측은 1심에서 재판 지연을 노리고 법관 기피신청을 했고, 한 변호사는 온라인 방송에서 '법원 정기인사까지 재판을 지연시키겠다'고 말해 그 목적을 인정하기까지 했다"며 신속 재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이 이날 PPT를 통해 제시한 수원구치소 접견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1심 변론 종결 이후인 지난 4월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들과의 장소변경접견 자리에서 '(나를 수임한) 변호사가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대표(이재명)를 만나서 말해달라'고 하거나 '당선자 여러분도 누군가 대속(代贖·남의 죄를 대신해 벌 받음)했기 때문에..'라는 등의 언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4월 15일 이 전 부지사는 배우자 백 모 씨와 접견할 때도 백 씨에게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만나달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자신의 희생을 강조하는 등 정당 대표를 끌어들여 재판부 압박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의 신속 재판 촉구 의견에 변호인은 "우리도 같은 입장으로 구속기간 만기 내에 판결을 꼭 받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쌍방울이 북한에 대납했다는 800만 달러는 쌍방울과 북한 간 체결한 경제협력사업 계약금이고, 쌍방울은 피고인이 사외이사였기 때문에 법인카드를 준 것이며, 지급됐다는 또 다른 카드는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준 것"이라며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항소심 진행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 측은 증인 18명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 가운데 "결정적 증인은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 등 3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검찰 측 의견을 검토해 증인 신청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다만,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공통으로 신청한 국정원 직원 A 씨에 대해서는 증인 신청을 채택해 다음 기일에 신문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A 씨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당시 북측과 쌍방울, 이 전 부지사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한 당사자입니다.
1심은 A 씨가 작성한 보고서 등을 근거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경기도가 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와 도지사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대신 내줬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1심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국정원 문건이 상당한데도 이를 배척하고 불리한 문건만 근거로 유죄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불법 정치자금 3억 3천400여만 원 수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7일 1심에서 징역 9년 6월, 벌금 2억 5천만 원, 추징 3억 2천595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