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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꽉 막힌 티몬·위메프…'외부 긴급 수혈' 가능할까

유덕기 기자

입력 : 2024.07.26 13:43|수정 : 2024.07.26 13:43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커지는 가운데 모기업 큐텐이 어떤 방식으로 이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됩니다.

고객 구매 대금 환불과 판매대금 정산 문제뿐만 아니라 플랫폼 생존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결국은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관건입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독자 생존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입니다.

티몬이 지난해 4월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티몬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0억 원에 불과합니다.

현금화가 가능한 매출채권 및 기타 채권액은 197억 원대입니다.

티몬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1천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의 현금 동원력은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정도로는 당장 급한 고객 구매 대금 환불은 가능할 수 있겠으나 판매자 정산대금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입니다.

위메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71억 원, 매출채권 및 기타 채권액이 245억 원 등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은 316억 원 남짓입니다.

재무제표상의 두 플랫폼 현금동원력을 합해도 593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두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총 미정산액(1천600억∼1천700억 원)의 3분의 1 남짓입니다.

여기에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와 결제, 환불 등 모든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사실상 영업중단 상태입니다.

과거처럼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서 정산금을 돌려 막는 일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겁니다.

외부에서의 자금 수혈밖에 필요하단 분석이 나오는 이윱니다.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우선은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2대 주주인 미국 몬스터홀딩스가 '흑기사'로 나설지 관심이 쏠립니다.

몬스터홀딩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과거 티몬의 대주주였습니다.

큐텐이 2022년 9월 지분 교환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할 때 티몬 지분 81.74%를 모두 내주고 큐텐과 큐텐익스프레스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몬스터홀딩스는 큐텐이 추진해 온 큐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티몬과의 지분 교환 방식에 동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큐텐익스프레스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몬스터홀딩스는 창업자 구영배 씨와 함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큐익스프레스의 상장 자체가 불확실해지면서 몬스터홀딩스도 선택의 갈림길에 선 것으로 보입니다.

큐익스프레스의 상장 가능성을 저울질하면서 추가 지분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큐텐의 대주주인 '원더홀딩스'도 거론됩니다.

원더홀딩스는 위메프의 최대 주주였다가 위메프를 구 대표에게 넘겨주면서 큐텐 지분을 맞교환했습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수 천억 원 자금 수혈을 요청하고 있으나 여의찮다는 말도 나옵니다.

외부 수혈이 불가능해질 경우 마지막 수단으론 결국 정부의 공적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 경우 회사의 방만 경영으로 발생한 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메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 금감원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은 티몬·위메프 중소 입점 업체를 위한 긴급 경영안전자금 지급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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