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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2천 명 환불, 티몬도 현장 환불…피해 규모 짐작 메모 발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4.07.26 08:58|수정 : 2024.07.26 08:58


▲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하여 환불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들

위메프에서 2천 명 내외의 고객이 여행상품 결제 대금을 환불해 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티몬도 문을 열고 고객의 구매 대금 환불에 나섰습니다.

오늘(2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천 명입니다.

전날 오후 9시까지 1천400여 명이 환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밤새 수백 명이 추가로 돈을 받아갔습니다.

위메프는 이틀 전부터 본사에 몰린 고객들을 상대로 현장 환불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수기로 고객 정보를 받아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속도가 다소 더뎠으나 전날 오전 10시부터 QR코드로 고객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꿔 전산 처리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현재 위메프 본사에는 환불받은 다수 고객이 귀가하면서 한산한 상황입니다.

전날 밤늦게 본사 사무실 점거 사태를 빚은 티몬도 오늘 새벽부터 현장 고객에 대한 환불을 시작해 수십 명이 환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몬에서 환불받았다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26일 새벽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대화하는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왼쪽)
티몬 본사는 현재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우 혼잡합니다.

다만, 지금도 고객센터나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환불 신청은 긴 대기 인원으로 여의찮은 상황이라 환불 지연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큐텐이 지난 2월 현금 2천3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에서도 환불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환불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위시에서 신발을 구매했다는 강 모 씨는 "물건도 안 오고 환불해 달라고 해도 환불도 안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날 티몬 본사 사무실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를 대략 짐작게 하는 직원 메모가 발견돼 주목받았습니다.

메모에는 "5천억∼7천억 원(티몬)+예상 1조 원 이상"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티몬의 미정산금만 5천억∼7천억 원에 달하고 모회사인 큐텐과 위시, 위메프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이 1천600∼1천700억 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메모에는 "정상화 어려움 판단/ 기업 회생 고려"라고 적힌 부분도 눈길을 끕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미 회사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 최종적으로 거액을 정산받지 못하는 다수의 판매자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꼽힌 모회사 큐텐 창업자 구영배 씨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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