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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할퀸 태풍 개미 북상에…중국, 경보 격상·15만 명 대피

김영아 기자

입력 : 2024.07.25 18:36|수정 : 2024.07.25 18:36


▲ 물에 잠긴 남부 가오슝 지역

제3호 태풍 개미가 강타한 타이완에 폭우와 강풍으로 이틀째 휴무령이 내려지고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타이완 중앙재해대책본부는 25일(현지시간) 오전 8시 기준으로 태풍 개미로 2명이 숨지고 279명이 부상했으며 수십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밤 9시까지 가로수 1천789그루가 넘어지고 수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도 손상됐다고 재해대책본부는 덧붙였습니다.

남부 가오슝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64세 간병인이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에 깔려 숨졌습니다.

또 화롄시에서는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이 지나던 차량을 강타해 뒷좌석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고 7세 아들은 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타이완 내 사망자 수가 3명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타이완 소방당국을 인용해, 탄자니아 선적 화물선이 침몰하면서 가오슝 앞바다에서 전복해 미얀마 국적 선원 9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실종 선원들에 대한 구조 수색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타이완 교통부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이번 태풍으로 동부 이란 타이핑산에 1천㎜가량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부 난터우, 서부 자이, 남부 가오슝과 핑둥 지역의 경우에는 나흘간 누적 강우량이 1천80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합보는 전날 동부 이란, 화롄, 중부 타이중의 하루 누적 강우량이 500㎜가 넘었으며, 남부 가오슝, 타이난, 중부 난터우 지역에서는 한때 34만 5천 457가구가 정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개미는 2016년 7월 제1호 태풍 네파탁 이후 약 8년 만에 타이완에 상륙한 '강급' 태풍입니다.

25일 오후 기준 정전 피해를 겪은 가구 수는 누적 70만여 가구에 이릅니다.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전날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해 지난 4월 초 화롄 대지진 이후 산간 지역의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면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전 11시 41분쯤 부산에서 출발한 에어부산 항공기가 강풍으로 인해 착륙 시도 4번 만에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늦게 목적지인 남부 가오슝 샤오강 공항에 도착했다고 자유시보가 전했습니다.

강풍으로 인한 사고
개미는 타이완을 거쳐 중국 동남부 해안으로 북상 중이어서 중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개미가 이날 오후 늦게 타이완과 가까운 푸젠성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 당국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 지역에 최고단계인 태풍 적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푸젠성과 저장성은 태풍에 대비해 항공, 선박, 기차 운행을 중단하고 야외 관광지도 폐쇄했습니다.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대피한 주민은 푸젠성에서만 15만 명에 달한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중국 교통운수부도 태풍 대비 태세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2급으로 격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개미 영향권에 접어든 푸젠성과 저장성 등에서는 내일까지 강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중국 기상당국은 개미가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태풍에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계속되면서 극심한 홍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한편, 개미는 타이완 상륙에 앞서 지난 24일쯤 필리핀을 강타해 심각한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개미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당초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25일 현재 사망자는 총 22명으로 늘었습니다.

(사진=타이완 중앙통신사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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