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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학교 운동장에 벼가 웬 말"…폐교 앞 주민들 항의 빗발친 이유

신송희 에디터

입력 : 2024.07.25 16:55|수정 : 2024.07.25 16:55


▲ 논으로 둔갑한 폐교 운동장

전남 보성의 한 폐교 운동장이 통째로 논으로 변해버린 일이 벌어져 교육 당국의 폐교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2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폐교된 보성 영등초등학교 운동장에 임대 사업자가 벼를 심어 지역 주민과 동문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벌교 영등초등학교는 지난 2004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되면서 20년간 방치됐으나 지난달 1일 마을 이장인 A 씨가 법인대표로 있는 한 영농법인이 폐교 부지를 활용하겠다며 보성교육지원청과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A 씨는 '2027년 5월까지 3년간 딸기와 쌈배추 등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행정기관과 학교 등에 납품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계약 내용과 달리 운동장에 벼를 심었고 1만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운동장이 논으로 바뀌었습니다. 

A 씨는 "사업 부대 비용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운동장에 벼를 심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지역 주민과 동문은 학교 인근 도로에 현수막을 내걸고 원상복구를 촉구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보성교육지원청은 이달 초 뒤늦게 현장 점검을 거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다만, 학교 부지 사용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어도 농작물은 경작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남아 있어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학교 건물을 허물면서 생긴 폐콘크리트 잔재물도 아무런 조치 없이 쌓여 있어 관리 부실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지역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임대한 폐교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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