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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북구 사는데 서구 학교로…'아슬아슬' 초등 등굣길

입력 : 2024.07.24 13:42|수정 : 2024.07.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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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무리의 아이들이 인도가 아닌 차도 위를 걸어갑니다.

그 옆으로 차들이 스치듯 지나갑니다.

부모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도 차도를 넘나들며, 아슬아슬한 모습을 연출합니다.

[김민근/초등학생 : 일단 여기로 매일 다니긴 하는데 자꾸 차가 많이 오고 이 주황 선 넘어서 (차가) 오니까 사람이 치일 확률이 높아요.]

이렇게 아이들이 날마다 '위험한 등굣길'에 나서야 하는 건 북구에 사는 아이들이 서구에 있는 학교에 다니기 때문입니다.

1년 새 신축 아파트 5곳, 4천200세대가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학교를 신설하는 대신 가장 가까운 학교로 아이들을 배정한 겁니다.

실제로 이 초등학교 학생 절반 이상이 행정 구역상 다른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등굣길 도우미 : 작년과 올해 차이가 나지 뭐. 작년에는 열대여섯 명, 올해는 (이 길로) 1백 명 정도 돼 우리가 정확히는 못 헤아려도.]

아이들이 학교로 가기 위해선 정비가 안 된 이면 도로를 지나 왕복 6차로까지 건너야 합니다.

[학부모 : 황당했어요. 북구에 사는데 왜 서구로 가지? 그리고 거리도 굉장히 많이 멀어요, 아이들이. 학교까지 가는 데 15분에서 20분 걸리거든요. 그리고 북구에서 서구로 가니까 현행법 자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정말 큰 절실한 바람입니다.]

지난 2011년 개정된 초등학교 통학거리 규정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은 1.5킬로미터 이내, 도보로 30분 이내에 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 등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자체마다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정광수/대구 북구 교통시설 팀장 : 아이들 보행 공간이 안전하게 조성되기 위해서 도로도 좀 다이어트 해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1.8m ~ 2m 내외의 보도 조성을 위해서 노력 중에 있습니다. 대구시에서도 예산 지원하기로 했고.]

현실과 동떨어진 현행법령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를 위험천만한 장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취재 : TBC 안상혁 / 영상취재 : 권기현 TBC / 영상편집 : 고대승 TBC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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