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영장심사 마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카카오는 오늘(23일)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에 따른 공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석으로 향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이 대기업 총수의 도주 우려를 이유로 든 점에 아쉽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와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정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도 "준법시스템 확립과 사회적 신뢰 제고라는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다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앞서 전날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작년 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습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 주식 장내 매수를 보고 받고 승인했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법원이 김 위원장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124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총수에 대해 이례적으로 '도주 우려'까지 인정한 점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재현 당시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3월,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 모 씨가 22일 보석으로 풀려난 것과 모순되는 판단이라는 지적입니다.
SM엔터 인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김성수·이진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들은 이 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 축소를 통한 선택과 집중,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한 혁신을 강조하던 김 위원장의 부재로 경영상 중요한 사항들의 의사 결정이 늦어져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내년 계획을 짜야한다"며 "격변하는 AI 시대에 중장기 계획을 확정하기 어려워진 카카오는 글로벌 IT 기업들과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