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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체코 원전 수주' 막후…정상회담 · 특사 파견 총력전

윤나라 기자

입력 : 2024.07.18 14:52|수정 : 2024.07.18 14:52


▲ 10일(현지시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한-체코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팀 코리아'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 외교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특사 방문 등 우리 정부의 총력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자로 '팀 코리아'를 선정해 달라며 "바라카 원전 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우리나라가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이 납기 준수나 건설 비용 등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한 겁니다.

또 당시 세 명에 불과했던 UAE 원전 전문가가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2천 명이 넘을 만큼 기술 이전에도 적극적임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파벨 대통령은 "지금 답변할 수는 없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사업자를 선정하는 체코 내각 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의 대화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입니다.

체코의 우선협상자 선정 날짜를 일주일 앞둔 시기에 워싱턴DC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막후 설득의 장으로 활용한 겁니다.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밀리에 체코에 특사로 파견해 체코 총리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등 물밑 작업도 치밀하게 전개했습니다.

안 장관은 친서 전달에 그치지 않고 현지의 다양한 기관 인사를 만나 우리의 경쟁력과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체코가 우리와 경쟁을 벌였던 프랑스와 지리적, 역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막판까지 선정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미 관계가 굉장히 좋으니까 체코에서 역외 국가를 선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 각종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정상 차원 외교전이 축적된 효과에 정부의 안정적 원전 정책, 기술력과 노하우, 민간 차원의 역할 등이 맞물려 이번 수주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게 정부 평가입니다.

안 장관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원자력산업에 필수적인 기술력과 국제적인 신뢰, 산업 경쟁력은 팀코리아의 최대 강점이었다"며 "안정적인 원전 정책으로의 전환과 대통령이 주도한 정상 차원의 세일즈 외교는 발주국의 신뢰를 끌어낸 핵심 원동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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