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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변신, 낮엔 50대, 밤엔 20대…그래서 뭘 말하려는 거지?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4.07.17 09:00|수정 : 2024.07.17 09:00

[취향저격] <낮과 밤이 다른 그녀> (글 : 이현민 대중문화평론가)


이현민 취향저격이현민 취향저격
요즘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은 판타지 스릴러와 장르 융합이다. 아직도 선재 앓이 중인 팬들에게 아주 살짝 <선업튀>의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또 새롭게 웃기는 로맨틱 코미디물이 등장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다.

<낮밤녀>는 로맨틱 코미디에다 판타지 스릴러라는 장르 융합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특이점이 있다. 웹툰 원작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는 웹툰 원작이 '없는' 드라마가 오히려 특이점이 된 시대. 그만큼 만화적 설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앞뒤 개연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판타지가 요즘 드라마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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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녀>는 8년간 공시 준비생으로 살아가던 이미진(정은지 분)이 낯선 고양이와의 만남 이후 낮에는 50대 몸의 임순(이정은 분), 밤에는 다시 이미진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이러한 변신의 모티프는 오랜 세월 이야기 원형으로 사랑받은 소재이다. 변신은 인간의 욕망을 내재하고 있는데, 어떠한 제한도 없는 자유가 주어지는 변신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이루어낼 수 있는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미진은 8년간 준비한 공무원 시험에 또다시 낙방한 것도 모자라 금융 사기까지 당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그 와중에 만난 고양이가 자신을 50대의 몸으로 변신시킨다. 하지만 50대로의 변신은 오히려 이미진에게 기회로 다가온다. 50대 임순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20대 이미진이 행하지 못한 많은 것을 해낸다. 이 '변신'의 모티프는 <낮밤녀>의 코미디 강점을 가장 잘 부각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된다.

임순의 몸이 입혀졌지만 생각과 영혼은 이미진이기에 행동과 말투, 생각은 여느 96년생 MZ와 다르지 않다. 공공근로 인턴의 다른 경쟁자들과는 다른 발음과 몸짓, 외국어 능력 등은 면접장에서 빛을 발한다. 또 코딩과 엑셀의 신(神)인 50대 임순의 활약이나, 회식 자리 댄싱퀸으로도 빛나는 50대 임순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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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재의 사회 문제들과도 일맥상통한다. 연쇄 실종·살인사건으로 시작된 대호리의 불안과 펜타닐이라는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마약 사건과의 연결은 강력범죄의 심각성을 부각시킨다. 특히 강력범죄들을 더 이상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않고, 그저 조용히 묻어버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리듯, 개인의 원한으로 말미암아 검사로서의 본업을 충실히 해내는 계지웅(최진혁 분)검사의 모습은 큰 울림을 선사한다.

또 차가운 카리스마 속에서도 따듯한 츤데레의 전형을 보여주는 계검사의 본업 모먼트는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다. 내 여자에게만은 따듯한 계검사의 츤데레, 그녀를 보호하기 위한 자상함은 물론 서서히 빌드업되는 두 남녀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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