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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며 "싸우자!"던 트럼프, '굳히기' 위해 밀워키 찾았다 [스프]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24.07.15 13:30|수정 : 2024.07.15 13:30

[뉴스스프링]


하늘이 트럼프를 돕는 걸까요. 암살 시도를 넘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주 판세 '굳히기'에 나섭니다. 트럼프는 귀에 입은 총상 치료를 마치고, 자신의 '대관식'이 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밀워키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이번 총격 사건 대처를 통해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이번 대선에 임하는 자신의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중단시키고 후보를 바꾸자는 논의조차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한 뒤, 트럼프는 자신을 가려서 보호하려는 경호원들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fight!)"라고 거듭 외쳤습니다. 일반적인 경호 프로토콜대로라면 추가적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모습을 가리고 현장을 빠져나가야 했겠지만, 트럼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사진 : AP, 연합
이 상황은 푸른 하늘에 휘날리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AP 통신의 사진기자 에반 부치(Evan Vucci)의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많은 미국인들, 심지어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용기 있고 멋진 모습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2차대전 막판인 1945년, 서태평양 유황도(이오지마)에 미국 해병대원들이 성조기를 올리는 역사적인 사진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1945년 2월. 사진 : AP
트럼프는 미국의 좌파 엘리트들이 미국 서민들을 속이고 착취한다면서, 자신은 서민들을 위해 싸우고 그 때문에 핍박받는 존재로 포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그러다가 '순교자가 될 뻔했다'는 서사까지 갖추게 됐습니다.

당초 이번 주 밀워키에서의 공화당 전당대회는 별다른 화젯거리가 없는 잔치가 될 뻔했습니다. 이미 트럼프가 공화당 장악을 끝낸 마당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의 첫 대규모 유세가 될 밀워키 전당대회는 매우 극적인 흥행 효과를 얻게 됐습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악함에 대한 저항(defiance)"을 이번 전당대회에 임하는 자신의 메시지로 내걸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비밀경호국 등에 대한 청문회가 예고되고 있지만, 트럼프 측의 초기 반응은 오히려 차분했습니다. 경호 부실을 언급하며 당국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캠프 스티븐 청 대변인은 "트럼프의 (건강 상태는) 괜찮다(fine)"며 "이 극악무도한 행위 동안 신속한 조치를 취해준 법 집행 기관과 응급 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을 줄이고 '국가 지도자다움'을 부각시킨 영리한 행보였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경호 부실 문제는 어차피 워싱턴의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공화당 의원들이 앞다퉈 물어뜯을 겁니다. 그들도 11월 5일의 투표용지에 같이 이름이 올라가는 만큼, 최대한 매섭게 경호당국을 추궁하고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야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 걸음 더 - 한편, 바이든은...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처지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바이든은 버티고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는 힘겨루기가 지난주까지 정국의 제1이슈였는데, 모든 관심이 트럼프 쪽으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끝났다는 반응이 전 세계 여론에서 나오는 것도 부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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