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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가는 길 수월할 것"…트럼프 피격에 공화당 내 기대감 커져

김덕현 기자

입력 : 2024.07.14 18:29|수정 : 2024.07.14 18:29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시도에 공화당은 극단적 사태를 부른 '분열의 정치' 책임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돌리며 대대적 공세로 전환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호재로 작용해 확실한 승기를 잡게 해줄 것이라는 셈법도 가동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생사의 기로에서도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현장 대처가 TV 토론에서 노쇠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해 '고령 리스크'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더욱 대비를 이룰 거라는 기대도 내심 엿보입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유세장 총격이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수월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이번 총격은 격동의 대선에 충격파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야당인 공화당 의원 중에는 현지 시각 13일 사건 직후 아예 대놓고 대선 승리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데릭 밴 오든(위스콘신)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에서 살아남았다"며 "방금 대선에서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원들은 오든 의원과 같은 수위로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다수는 지지층 결집이라는 면에서 이번 사태를 호재로 평가했습니다.

팀 버쳇(테네시) 하원의원은 "다른 어떤 것보다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외친 것은 슬로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총에 맞아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저항적 자세로 '싸워라'를 연방 외쳤습니다.

앤서니 데스포지토(뉴욕) 하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비롯한 경합지에서 국경 안보, 경제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승기를 잡았지만, 거기에 더해 지지층이 이번 사태로 결집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사건을 신속하게 암살 시도로 규정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에 창끝을 겨눴습니다.

마이크 콜린스(조지아)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을 명령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콜린스 의원은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과녁 한복판'에 넣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표현을 비유가 아닌 암살 지시로 해석했습니다.

대선 토론에서 참패한 뒤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민주당 기부자들을 상대로 "지금은 트럼프를 과녁 한복판에 넣어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 리(유타)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암살 시도까지 부른 정치적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연방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한 범죄 혐의를 즉각 철회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제임스 코머(켄터키) 하원 감독위원장은 이번 총격 사건을 조사할 청문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시사했습니다.

코머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많은 의문이 있고 국민은 답변을 요구한다"며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에게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을 막지 못한 비밀경호국(SS)을 도마에 올리자는 쪽과 일단 공식 수사를 지켜보자는 쪽이 나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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