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고생은 함께 할 수 있으나 영화는 함께 누릴 수 없다 (글 : 양선희 소설가)
#1
위나라에 사는 부부가 기도를 하였는데 아내가 이렇게 빌었다.
"우리가 무고하게 살도록 해주시고, 삼베 백 필을 벌게 해 주십시오."
이에 남편이 "왜 그리 적게 벌게 해달라고 기도하느냐"고 물었다.
처가 이렇게 대답했다.
"더 많으면 당신이 첩을 사 올 테니까요."
#2
노나라의 맹손·숙손·계손이 서로 힘을 합쳐 소공을 협박했고, 마침내 그 나라를 빼앗아 지배하게 되었다. 이처럼 노나라의 세 명문가가 공실을 핍박하자 소공이 계손 씨를 쳤다.
이에 맹손 씨와 숙손 씨가 서로 모의하면서 "구원해야 하는가?" 하였다. 그러자 숙손 씨의 시종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가신입니다. 다른 집안 평안까지 알아야 합니까? 도대체 계손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중 어느 쪽이 우리에게 유리하겠습니까?"
그러자 모두 말했다.
"계손이 없으면 숙손도 없습니다."
그러자 가신이 말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구해야 합니다."
그 말에 따라 숙손은 서북쪽으로 들어갔다. 맹손은 숙손의 깃발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역시 구하러 왔다. 이들 세 명문가가 하나로 합치니 소공은 이기지 못하고 쫓겨나 건후 땅에서 죽었다.
#3
공숙은 한나라 재상이면서 제나라에도 공로가 있었다. 한나라 왕이 다른 신하 공중을 존중했다. 공숙은 왕이 공중을 재상으로 삼을까 봐 두려워 제나라와 한나라가 협약을 맺어 위나라를 치자고 했다.
공숙은 이를 빌미로 안으로 제나라 군사를 끌어들이고, 또 제나라 군사들을 이용해 군주를 협박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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