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는 한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가 은연중에 녹아 있다. 중국 음식도 예외가 아닌데 세계로 퍼진 중국 음식 속에는 현지의 문화와 역사까지 곁들어 있다. 지구촌 중국반점의 요리를 통해 중국 본색을 알아보고 세상을 들여다본다.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는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 포춘쿠키(fortune cookies)를 준다.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로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다. 요즘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예전에는 엄청 유행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일부 음식점에서 포춘쿠키를 제공했는데 큰 호응은 얻지 못했다.
포춘쿠키 안에는 운세를 점칠 수 있는 종이가 들어있다. 대부분 좋은 이야기를 적는다. 간혹 명구가 쓰여있거나 조심하라는 당부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이름도 행운의 과자다.

누가 처음 과자 속에 행운의 점괘를 적은 종이를 넣는 발상을 했을까? 그리고 이런 점괘가 적힌 과자가 어떻게 중국 음식점, 그것도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유행했던 것일까?
따지고 보면 포춘쿠키는 재미있는 과자다. 과자 속에 들어있는 점괘도 그렇지만 포춘쿠키가 생겨나 퍼지기까지의 과정 또한 흥미롭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제공했기에 사람들이 포춘쿠키를 중국 과자로 알고 있지만 실은 일본인이 만들었고 중국인이 퍼트렸으며 미국인이 먹고 소비하는 과자, 그러니까 다국적 과자다.
더군다나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은 물론 멕시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등의 미주와 유럽 중국 음식점에서는 제공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포춘쿠키다.

포춘쿠키는 어떻게 생겨난 과자일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설 중 하나는 189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하기와라 마코토라는 일본인이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부근에 일본 찻집을 열면서 차와 함께 먹는 다과로 포춘쿠키를 내놓은 것이 처음이라는 주장이다. 일본 찻집에서 제공했던 만큼 만들어 공급했던 곳도 역시 일본계 제과점이었다고 한다.
중국계 미국인들은 또 다른 주장을 한다. 미국으로 이민 온 홍콩 출신의 국수 제조업자인 데이비드 정이라는 사람이 191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LA에서 처음 만들었지만 중국계가 아닌 일본계 세이치 키토가 발명했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누가 포춘쿠키의 원조냐를 놓고 중국계와 일본계 이민자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두 도시까지 서로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포춘쿠키의 기원은 어디일까? 누군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든 과자일 것 같지만 사실 뿌리가 있다. 그리고 그 근거를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찾는다. 19세기 일본 교토에 지금 미국의 포춘쿠키와 비슷한 과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쿠키 끝에 행운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매다는데 이런 과자를 길흉을 점치는 종이를 넣은 과자라는 뜻에서 츠지우라 센베이(辻占煎餅)라고 한다.
포춘쿠키의 기원을 중국이 아닌 일본으로 보고 미국에서 처음 퍼트린 것도 일본 다과점이라는 견해가 우세한데 그럼 왜 지금은 중국 레스토랑에서 전매특허처럼 제공하면서 중국 과자로 알려진 이유가 무엇일까?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