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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불가리 본점' 털려…바닥 뚫고 침입해 7억 상당 훔쳐

배준우 기자

입력 : 2024.06.11 23:36|수정 : 2024.06.11 23:36


▲ 절도 사건 발생한 로마 불가리 본점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명소 '스페인 계단' 인근에 있는 불가리 본점에 절도범이 바닥을 뚫고 내부 침입해 수억 원대 명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절도범 3명은 지난 8일(현지시간) 심야에 불가리 본점에 침입해 최소 50만 유로, 우리 돈 약 7억 4천만 원 상당의 보석과 시계를 훔쳐서 달아났습니다.

특히 범행 수법을 보면, 절도범 일당이 맨홀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 하수구 터널을 통해 매장 바로 아래 지점까지 수백m를 이동한 뒤 구멍을 뚫어서 침입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는데, 마치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떠올리게 할 정도입니다.

이들이 다용도실을 통해 매장에 들어간 뒤 경보망이 작동돼 7분 만에 경찰 순찰차가 도착했지만 경찰관들은 일당이 막아놓은 문을 여는 데 4분을 더 허비했습니다.

절도범들은 이 11분 동안 귀중품을 챙겨 다시 하수도 터널을 통해 사라졌습니다.

매장 내부 CCTV에 찍힌 절도범은 3명이지만 경찰은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범행 현장에 쇠 지렛대를 남겨두고 도주했는데, 지문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매장 구조와 보안 시스템을 파악하기 위해 사전에 매장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고 과거 CCTV 영상까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범인들은 트레비 분수 아래를 지나는 하수구 터널을 통해 매장 바로 아래까지 이동한 뒤 며칠 동안 구멍을 팠지만, 건물에 있던 누구도 소리나 진동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의 불가리는 프랑스의 카르티에와 반클리프 아펠, 뉴욕의 티파니앤코와 함께 세계 4대 보석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힙니다.

불가리 본점은 스페인 계단 인근에 있는 로마의 고급 쇼핑가인 콘도티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콘도티 거리에는 불가리 외에도 에르메스, 카르티에, 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매장이 줄지어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22년 8월에도 도둑들이 로마 중심부에 있는 은행을 노리고 땅굴을 판 적이 있습니다.

당시 도둑들은 은행 인근 상점을 임대해 땅굴을 파기 시작했지만 며칠 전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땅굴 위 도로가 내려앉으면서 그중 한 명이 지하에 8시간 이상 꼼짝없이 갇혀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 일당 3명도 곧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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