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낮은 혼인률이 합계출산율을 떨어뜨린다
- 80년대에 맞춰진 저출산 정책
- '출산=지옥'이 전제된 서울살이
- 대한민국 경제마저 뒤흔드는 초저출산
- 퍼스트 펭귄이 된 대한민국
올 1분기에 발표된 출산율은 사실은 바닥권입니다.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더 바닥이라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뚜렷한 상고하저 현상을 보여요. 상반기에 굉장히 높고요. 뒤로 갈수록 떨어집니다. 이건 전 인류가 가지 않은 길이에요. 굉장히 심각한 거죠.
사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가 그래요. 출산의 동기들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우리가 과거에 못 살았던 시절에는 10남매 12남매도 많았어요. 물론 굉장히 사랑해서 낳았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조의 기능도, 노동의 기능도 있는 거고요. 또 본인들이 늙었을 때 먹여 살리는, 우리가 보험이라고 그러죠? 봉양의 기능도 있는 거죠. 이런 다목적 하에서 출산을 하게 됩니다.
저출산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표준 이슈예요. 전 세계 인구는 끊임없이 늘어납니다. 이게 최근에 뚜렷이 반전되고 있고 그 반전의 가장 앞단에 지금 대한민국이 서 있습니다. 출산율 1.6을 가지고 있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어쨌든 앞으로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기본적인 팩트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일론 머스크ㅣ테슬라 CEO (24년 5월)
"출산율 저하가 가속화되고 있죠. 이런 상황이 어디로 이어질까요?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더 위대한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을 리가 없죠. 인류 문명은 '쾅'하고 멸망하는 게 아니라 성인용 기저귀를 찬 채로 신음하다가 멸망하는 길로 나아지게 된 가능성이 커지죠. 슬픈 종말이 될 겁니다."
지금 선진국들이 골치 아픈 게 뭐냐 하면 어쨌든 성장은 많이 이루어진 상황이고 인구도 줄기 시작했어요. 계속 떨어질 텐데, 그럼에도 잘 살아야 되잖아요. 결국 인구가 줄어들어도 뭔가 좀 잘 살 수 있는 방식이 없을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멀리 보니까 저기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이 우리보다 더 낮은 숫자, 0.67인 거예요. 근데 한국이 그냥 못 사는 나라 같으면 '에이 표준편차에서 벗어난 예외 상황' 이러면 될 텐데 자기네들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이거든요. 경제 체제나 인식이나 모형이나 환경 자체가 그 선진국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벤치마킹의 가능성으로 우리 사회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한국을 좀 분해해서, 만약 잘못된다? '오, 한국의 길은 최대한 피해야 돼. 다른 길로 가자.' 선진국 입장에서는 한국은 굉장히 재미난 국가인 거죠.
결혼 안 하는 대한민국, 초저출산의 진짜 이유
많은 젊은 분들이 지금 괴로운 건 뭐냐 하면 출산도 출산이지만 출산 이후가 더 골치 아프거든요. 또 반대로 얘기하면 출산 이전은 왜 또 생각하지 않는 거죠? 이게 한국의 특수성이거든요. 한국 출산율이 0.6이나 0.7 하는 게 뭐냐 하면 혼인이 전제된 경우에 나오는 출산율이에요. 한국은 혼외자 출산율이 3%가 안 돼요. 그러니까 아기를 100명 낳으면 3명 정도만 혼외자고, 나머지 97명은 법적 결혼을 한 다음에 출산을 하는 경우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분모에다가 결혼을 하신 분들만 넣어서 출산율 따지면 한국도 1.67 가까이 나와요. 그러면 이제 수수께끼가 풀리죠. 왜냐하면 주변에 결혼하면 보통 하나가 잘 없고 둘도 많거든요. 심지어 셋도 있잖아요. 그들이 1.67을 만들어줘요.
근데 전체 총으로 하면 우리가 0.6이에요. 그건 무슨 의미죠? 그렇죠. 혼인을 안 하는 거거든요. 출산의 모수를 늘리려면, 혼인의 모수를 늘려야 돼요. 근데 문제는 결혼 허들이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조건을 못 갖춰서 입구에 닿지 못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은 거예요. 집값도 사실 만만치도 않고 하다 보니까 사실 조금 꺼려지는 거죠.
결국 결혼을 잘할 수 있는 환경들을 만들어 줘야 된다는 거예요. 결혼을 하려면 조건이 딱 두 가지가 있죠. 일단은 근로소득이 장기 안정적이어야 되고요. 두 번째, 내 집과 관련돼 있는 안정성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이 2개가 사실은 미안한 얘기지만 MZ세대에게는 굉장히 확보하기가 어려운 과정이 된 거죠. 왜? 선진국이거든요. 개발도상국일 때는 이 둘을 만드는 게 별로 어렵지 않아요. 저를 포함해서 많은 중년의 아저씨들 같은 경우에는 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결혼을 했거든요. 오늘 비록 가진 게 없어도 1년 후 10년 후에는 자연스러운 인플레만큼의 소득 증가는 기대했거든요. 인플레만 있나요? 당연히 자산소득과 관련돼 있는 굉장히 큰 축적의 기대가 있었단 말이에요. 이런 게 있다 보니까 사실은 당연히 위험한 카드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결혼을 할 수가 있었고 그 과정 안에서 안정적인 고용과 안정적인 주거와 관련돼 있는 방식을 만들어낸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가족 하면 4인 가족의 모델을 만들어낸 거죠.
홍석철ㅣ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2023년 12월)
"필요한 정책 수요가 높은 것이 바로 일 가정 양립의 강화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예요. 이게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파트거든요. 또 더 중요한 거는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젊은이들이 굉장히 똑똑해졌어요. 상황 판단 능력도 좋은데 먹고살기가 힘들어요. 그럼 결과는 뭘까요? 당연히 출산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사실 저출산이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거든요. 전 지구적인 현상이에요. 특히나 갈수록 지금 빨라지고 있습니다.
보통 한 EU나 OECD 평균 출산율이 한 1.6명 수준 돼요. 얘네들은 한 두 세대에 걸쳐가지고 그래도 떨어지긴 떨어집니다만 완만하게 이렇게 떨어져서 1.6까지 떨어졌죠. 이것도 사실 위험한 징후입니다. 근데 한국은 그전까지 굉장히 좋았어요. 좋았는데 갑자기 쑥 이렇게 떨어져서 지금은 곱하기 2를 해도 과거를 못 따라가는 거죠. 0.8이어야 곱하기하면 1.6이 나오잖아요. 우리가 0.7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는 이미 그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도 말이 안 되는 숫자로 떨어진 거고 비슷한 현상에 놓여 있던 다른 국가랑 비교를 해도 한국은 굉장히 독특한 뭔가가 있다...
380조 원 쏟고도 저출산 해법 못 찾은 이유
Q. 정부는 이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많은 노력을 했죠. 즉각적으로 효과성, 체감성이 없다 보니까 많은 비난을 받고 있죠. 결과적으로 아쉬운 건 있어요. 정확하게는 잘못됐다는 표현보다는 방향을 조금 잘못 맞추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건 분명히 출산 이슈예요. 하지만 결국 아까 말씀드린 2.1명이라는 인구 유지선은 한국에서는 1983년에 깨져요. 1983년이면 아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많은 분들이 우주의 DNA로 계실 때거든요. 그때 이미 한국 인구는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가 나왔어요. 그런데 그 시점에 우리의 정책들은 어땠느냐? 여전히 산아 제한 정책이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은 80년대 초반에 정말 드라마틱하게 출산율이 떨어져요.
그 얘기는 뒤집어 얘기하면 정책의 효과성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러고 나서 '이제 다시 인구를 늘립시다'라고 하는 것은 한국에서 2004년도에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대책법 위원회 만들어지면서입니다. 고작 한 20년 정도가 된 거죠. 이렇게 얘기도 할 수 있어요. "이건 세대 정책인데 20년 해가지고 성과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빠른 거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그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떨어졌다는 것은 정책에 대한 재구성의 필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거고요. 20년 전에는 맞았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지금은 아마 틀려졌을 겁니다. 시대는 많이 바뀌거든요.
또 더 중요한 거는, 이런 말이 있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중앙정부는요, 굉장히 복잡해요. 특정 예산에 의해가지고 특정 정책에 의해서 특정 이슈를 풀기 위해서 이 예산을 투입했다고 얘기는 할 수는 있겠죠. 근데 그게 정확하게 갔냐 안 갔냐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중간에 누수도 많고요, 중간에 중첩도 많고요. 굉장히 막 복잡다단한 방식으로 셈법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금 20년 동안 380조를 썼다? 저는 일단은 그 자체에 대해서 퀘스천마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돈을 쓴 것은 사실일 겁니다. 그리고 그 비중 자체의 변화도 뚜렷이 보일 거예요.
예를 들어 20년 전에 판단했을 때 '왜 출산을 하지 않을까?' 아마 20년 전이라는 얘기는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지 않았을 상황이거든요. 한참 개발의 압력이라든가 실제 개발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던 상황, 그 상황에서는 인플레가 존재했단 말이에요. 인플레가 존재할 때 미래 세대들에게 가장 큰 확신을 주는 것은 뭐냐 하면 일자리예요. 고용이에요. 그 얘기는 고용과 관련돼 있는 파트에 고용량을 늘리는 기업에 보조금을 더 준다거나 하는 방식들 혹은 우리 직주와 관련된 이슈, 직업과 주거 왔다 하는 직업 파트에 많은 부분을 아마 썼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한국, 선진국이잖아요. 그렇게 따진다면 사실은 개도국의 마인드 요구 사항에 아마 정책적인 배려나 투자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 거예요. 이른바 선진국형으로 많이 전환이 될 겁니다.
대표적인 게 뭐냐 하면 바로 과도하게 비싸진 주거비 같은 것들. 이 얘기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구성하고 싶어도 안정된 주거와 관련돼 있는 둥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사실은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아요. 그런 점을 아마 정부도 이해를 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 차원에서 아마 주택과 주거와 관련돼 있는 예산이라든가 비중이라든가 혹은 여러 가지 가중치라든가 이런 것들이 조금 더 강화가 됐을 겁니다. 그런 점으로 놓고 본다면 시대 변화에 맞게끔 즉 욕구의 변화에 맞게끔 정책들도 어쨌든 변화는 하는데, 약간 속도와 범위와 규모가 조금 아쉽다는 거는 또 사실인 것 같아요.
Q. 저출산 대책으로 1명당 1억 원씩 준다면?
"육아휴직 관련된 거나 다른 부분들도 더 보완이 되어야지 단순히 1억으로 마음을 바꿀 것 같지는 않아서 저는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미비하다."
서울은 왜 출산율이 유독 낮을까
Q. 서울은 이미 0.6이 무너져서 0.5까지 떨어진 상황이었잖아요. 서울은 지속 가능한 근로소득 측면에서나 아니면 안정적인 주거 문제 등에서 불안함이 더 크다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우선 한국의 독특함을 좀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인구 감소를 향해서 달려가는 인류의 공통적인 환경 변화는 다른 나라도 다 있어요. 소위 도농 불균형이라는 그 격차를 만들어냈던 게 사람의 이동이에요. 결국 이주하는 인류라고 그러잖아요. 채집과 사냥을 포함한 구석기, 신석기 때까지 가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 이동을 합니다. 그건 굉장히 본능적이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의 결과예요. 그게 부작용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하는 게 제도고 철학이고 환경인 거거든요. 이게 계속돼서 만약에 유지가 되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만 유지가 안 되면 격차가 발생하고 부딪침이 발생하는 겁니다.
왜 선진국은 1.6인데 한국만 0.6까지 떨어졌을까? 한국만 이렇게 떨어졌던 현상들의 이유는 뭘까? 한국의 출산율은 17개 광역지자체라고 표현합니다만, 서울을 중심으로 거리가 멀수록 출산율이 높아요. 여기서 일단 설명이 다 됩니다. 뭐냐 하면 전라남도 같은 경우에 0.9 후반대까지 출산율이 나옵니다. 근데 서울은 출산율이 0.5예요. 거의 2배 차이가 나요. 이 0.9와 0.5 즉, 이동 때문에 발생하는 0.4의 증발분이죠. 이 증발분이 다른 나라에는 없는 현상들이라는 거예요.
결국 정리하면 이런 겁니다. 다른 나라는 사회 이동이 있습니다.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적어요. 근데 우리나라는 '생각보다'가 아니라 거의 상식이죠.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그렇죠? 모든 부모들의 인식, '공부 잘해야지', '전교 1등은 어디로 무조건 서울로.' 다른 나라는 이런 게 없어요. 없다 보니까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는 출산율, 사실은 평균을 같이 관리를 해줍니다. 그런데 한국은 평균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자꾸 끊임없이 이동합니다. 또 그 이동을 뒷받침하는 서울만의 공고한 비교 우위들이 뚜렷해지고 있으니까 바보가 아닌 이상 서울로 와야 되는 거거든요.
근데 서울의 공간이 어떻습니까? 고밀도 공간이고 굉장히 살기가 힘들어요. 근데 그런 공간에서 핍박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아까 얘기한 자산이나 근로소득이 굉장히 제한적인데 MZ 세대들이 어떻게 숨을 쉬고 살겠습니까? 어떻게 아기를 낳아요? 이런 식의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특히나 서울에서는 '출산=지옥' 이런 식의 굉장히 나쁜 수식어들이 같이 전제가 되지 않습니까? 가족과 출산과 자녀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직결시키는 가장 중요한 모태가 돼야 되는 거죠. 근데 이게 한국에서는 가족, 출산 이게 전부 다 하나같이 자신의 뒷덜미를 잡는 굉장히 불리한 방식으로서의 재료가 되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더 똑똑해진 친구들이 자녀를, 가족을 결성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들이죠.
경제마저 뒤흔드는 대한민국의 초저출산
Q. 초저출산이랑 맞물리면서 이게 한국의 경제 어떻게 연관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생산의 여력은 요소가 투입돼야 합니다. 그 요소에 가장 중요한 설명력을 가지고 있는 근원 변수가 노동인 거거든요. 바로 출산과 관련돼 있는 신규 공급 인원인 거예요. 생산의 3 요소, 이런 얘기 많이 들어봤잖아요. 생산을 하려면 투입이 돼야 돼요. 근데 투입의 가장 큰 근거가 노동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거대한 인구가 만들어내는 생산과 관련돼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고도성장의 근원이 되는 거고요. 또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세금을 내고 재정을 쌓아줬던 걸 가지고 또 자본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큰 에너지로 쓸 수가 있는 거고요. 그런 것들이 서로 맞물려가지고 짧은 시간에 고도의 압축 성장들을 완성한 거예요.
결국 그렇다면 인구는 경제예요. 그리고 이 경제는 결국 미래하고도 같이 연결됩니다. 생산가능 인구가 생산만 하다가 끝나는 건 아니거든요. 생산이 있으면 당연히 소비도 있는 겁니다. 즉, 생산과 소비의 합이 우리의 부가가치의 총량이라면 인구가 만들어낸 이 파급력과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근데 이제 한국은 생산의 3요소라고 얘기하고 있는 노동이 일단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노동이 줄어들면 자본도 줄어들게 돼 있거든요. 노동이 줄어들어요. 그럼 어떻게 부가가치를 늘리죠? 이런 딜레마가 전 세계에서 지금 굉장히 골칫덩이거든요.
노동 자본이 줄어들면 땅 팔아 가자고 할까요? 토지, 노동, 자본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토지는 설명력이 없거든요. 아니면 가능성 있는 건 기술 정도가 있는데 이게 사실은 R&D 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까? 상상력의 영역은 돈이 많이 들거든요. 근데 한국은 R&D 비용 없이 그냥 그대로 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역기술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냥 그네들이 가져왔던 거 그대로 갖고 와서 분해해서 그냥 만들어서 뚝딱 하면 되는 구조인 거예요. 대표적으로 일본 같은 사례를 따라간 거예요.
우리가 지금까지 이렇게 두 세대 만에 고도성장을 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우리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어왔던 선진국의 모형들을 후발자가 돼서 그대로 추격하면서 얻었던 이득들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과거 한국이 후발자의 이득을 누렸던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상황이 전환됐다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 2.1명 이상의 끊임없는 후속 인구가 공급될 거라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것들. 첫 번째 조세 제도, 두 번째 끊임없이 세대부조형이 전제가 돼 있는 복지 제도. 이 두 개가 자연스럽게 맞물려서 산업 제도, 경제 모형, 교육. 이런 것들이 사실은 다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다 연결이 돼 가지고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라는 것을 완성을 시키는 거거든요. 근데 이 첫 번째 출발 자체가 이미 훼손되기 시작했어요. 노동감소 즉 세대부조형으로 구조가 돼 있고 설계화가 돼 있는 것이 흔들리는 과정. 출산율이 0.6, 0.7까지 떨어졌던 전대미문의 이 사태를 빚어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