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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아들 위해 1천km 걸은 어머니…칠레인들 울렸다

신승이 기자

입력 : 2024.05.28 19:02|수정 : 2024.05.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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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아스팔트 위를 여럿이 걷고 있습니다.

다섯 살인 아들 토마스의 얼굴이 그려진 조끼를 입고, 엄마 고메스 씨가 선두에서 길을 엽니다.

토마스는 근육이 퇴화하는 희소 난치병인 듀센 근이영양증 환자입니다.

[카밀라 고메스 : (듀센 근이영양증은) 퇴행성 근육 질환입니다. 아이들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결국 심장과 호흡기 근육까지 퇴화돼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약이 나왔지만 문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었습니다.

한시가 급한 고메스 씨는 지난달 거리로 나서 한 달째 걷고 있습니다.

고향 칠로에 섬에서 수도 산티아고까지 1천3백km에 이르는 길을 걸으며 공개 모금에 나선 겁니다.

서울에서 강릉을 두 번 왕복하는 거리입니다.

[카밀라 고메스 : 미국에 치료제가 나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지요. 390만 달러예요. 그래서 3.9달러씩 기부해 줄 수 있는 100만 명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시작은 외로웠지만 오래지 않아 기적이 시작됐습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경찰과 소방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행진과 모금에 동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치료에 필요한 390만 달러 우리 돈 53억 원은 지난 주말 모두 채워졌습니다.

기대 날짜보다 열흘 이상 빨랐습니다.

목표액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걷고 있는 고메스 씨는 "아들이 치료를 받게 될 때쯤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고메스 씨 가족은 곧 미국으로 떠나 아들의 치료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전에 칠레 대통령을 만나 희소병 환우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 : 신승이 / 영상편집 : 김종미 / 디자인 : 방명환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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