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68억 6천만 달러(9조 2천747억 원)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5월 이후 열 달째 흑자일 뿐 아니라 흑자 규모도 1월(30억 5천만 달러)보다 커졌습니다.
1∼2월 누적으로는 99억 1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198억 달러, 하반기 322억 달러 흑자를 예상한 바 있습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 흐름만 보면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게 국제수지가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3∼5월 국내기업의 해외배당 지급 등 경상수지를 낮출 요인들도 있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흐름을 반영해 경상수지 전망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자세한 내용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66억 1천만 달러)가 작년 4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12억 5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수출(521억 6천만 달러)은 작년 2월보다 3.0% 늘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다섯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63.0%)가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0.1%), 미국(9.1%)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화학공업제품(-8.9%), 철강제품(-8.8%), 승용차(-8.2%) 등은 뒷걸음쳤습니다.
송 부장은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 전방산업 수요 견조 지속으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월에도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경상수지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입(455억 5천만 달러)은 12.2% 줄었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19.1% 감소했습니다.
원자재 중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 석유제품의 감소율이 각 48.6%, 23.2%, 17.5%, 15.1%로 집계됐습니다.
반대로 원유(+0.9%) 수입은 늘었습니다.
정보통신기기(-31.4%)를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5.3% 줄었고, 승용차(-19.7%)·곡물(-17.2%) 등 소비재 수입도 6.6% 축소됐습니다.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17억 7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적자액은 1월(-26억 6천만 달러)보다 적었습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13억 6천만 달러)가 전월(-14억 7천만 달러)과 비교해 다소 축소됐습니다.
출국자 감소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지적재산권수지(-4천만 달러) 역시 특허·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늘면서 1월(-5억 2천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습니다.
운송수지의 경우 운송 지급이 줄어 1억 9천만 달러 적자에서 1억 8천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 4천만 달러 흑자였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한 달 새 13억 5천만 달러에서 18억 2천만 달러로 커졌습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68억 5천만 달러 불었습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이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33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 1천만 달러 감소했습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90억 5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주식 위주로 106억 5천만 달러 각각 확대됐습니다.
송 부장은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의 경우, 반도체 중심의 IT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됐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