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글쓰기는 친구였고, 행복이었고, 구원이었다. 글쓰기가 없었다면 난 성수동 지하의 지박령으로 살다가 죽었을 거다. 죽을 때까지 내가 어떤 색을 가진 사람인지 보지도 못하고, 나는 왜 사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로 눈을 감았을 거다.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 만큼 내게 글쓰기는 소중하다."
“1985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바닥 타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구로 올라갔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리던 해 서울로 상경, 액세서리 공장에 취직해서 10여 년을 일했다. 2016년 오늘의 유머 공포 게시판에 창작글을 올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300편이 넘는 글을 썼다..."
"소설집 10권을 펴냈고, 첫 소설집이었던 회색인간은 30만 부가 판매됐으며 등단 5년 만에 1000편이 넘는 소설을 창작한 다작 작가입니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 한다'라는 삶의 자세 말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이 말에 꽂혀 있다. 내게 어떤 부탁이나 제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고민해 본다. 안 할 이유가 있나? 그 이유를 찾지 못하면 그냥 한다.
... 과거의 나는 이렇지 않았다. 어떤 제안이나 부탁이 들어왔을 때 안 할 이유가 정말 많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객관적으로 그게 정말 '안 할 이유'였을까? 아니다. 두려움, 귀찮음, 자신 없음 모두 단지 내가 만들어낸 안 할 이유였을 뿐이다. 지금은 그것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점검한다. 정말 안 할 이유인가,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이유인가. 그러면 답이 나온다."
"주물 공장의 일은 출근해서 기계 앞에 앉으면, 점심시간을 제외하곤 일어날 일이 없다. 쇳물의 위험성 때문에 직원들은 모두 멀리 떨어져 일하느라 대화가 힘들고, 쇳물이 튈까 봐 자리는 벽으로 가로막혀 있다. 출근해서 벽만 보고 기계처럼 단순 반복 작업을 하다가 퇴근하는 것이 10년간 내가 한 일의 전부다. 이 한 문장으로 10년을 설명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반투명한 지박령 같았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 줄도 몰랐고 그걸 알아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가 나'라는 존재감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부터 선명해졌다. 나의 일부를 떼어서 글을 내놓으면, 그것들이 다시 돌아와 나를 더 분명하게 만들어갔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찾았고, 나로 살아가고 있다. 이전보다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도, 언젠가는 즐거움이 아닌 고통으로 느껴지는 날이 올지 몰라도, 나는 지금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인터넷 게시판에 소설을 올리고,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내가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그 일련의 일들은 무채색이었던 나를 발끝에서부터 색칠해나가는 과정 같았다.
... 작가가 꿈이 아니었던 사람이 작가가 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그분들의 꿈이 내가 작가가 되는 것이었기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꿈이 이루어진 거다.... 타인의 꿈이 나의 성공인 사람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일까? 나는 행복할 때마다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그게 작가가 꿈도 아니었던 주제에 글쓰기로 행복해진 사람이 평생 갚아야 할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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