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희의 중국고전] 의리(義理)라지만 의리(義利)로 읽다 (글: 양선희 소설가)
진(晉) 나라가 형(邢) 나라를 치자 제나라 환공이 구원하려고 했다. 이에 포숙아가 말했다. "너무 이릅니다. 형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진나라는 피폐해지지 않을 것이며, 이리되면 제나라의 위세가 더 커지지도 않습니다. 또 위험한 상태에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공은 망한 나라를 되살려주는 덕의 크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군주께서 더 늦게 구원에 나서야 진은 피폐해지고, 제나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습니다. 형나라가 망한 후 다시 보존케 해주는 것이 아름다운 명성을 잇는 방법입니다." 이에 환공은 구원하러 가지 않았다.
제나라가 송나라를 공격했다. 송에서 장손자를 시켜 남쪽 초나라에 구원을 요청하도록 했다. 초나라는 크게 기뻐하며 구원하겠다고 허락하고 크게 환대했다. 장손자는 걱정스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그를 모시고 온 이가 물었다. "구원을 요구해 들어주었는데, 지금 왜 그리 근심스러운 기색을 하십니까?"
이에 장손자는 말했다. "송나라는 소국이고 제나라는 대국이다. 대체로 소국인 송나라를 구원하면 대국 제나라의 미움을 사는 것이어서 이 사람은 그것을 걱정하였는데, 오히려 초왕은 좋아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우리가 견고하게 지키도록 부추긴 것이고, 우리가 굳게 지키면 제나라는 피폐해질 것이며 초나라는 이익을 얻을 것이다."
장손자가 돌아온 후 제나라 사람들이 송나라를 공략해 다섯 성을 함락시켰지만, 초나라 구원병은 오지 않았다.
한비자는 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의란 군신상하의 직책, 부자(父子), 귀천과 같은 차등, 벗과의 사귐, 친소와 안팎의 분간 등과 같은 것이다. 아는 친구를 돕는 것이나 친한 사람과 가까이하고, 소원한 사람을 멀리하는 것은 모두 마땅하고 적절한 일이며, 의란 그 마땅하고 적절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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