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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중부의 한 마을이 황토빛 물 속에 잠겼습니다.
최근 이어진 폭우로 강이 범람하면서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주민 8백여 명은 망연자실, 구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근 국가 볼리비아도 최근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로 3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지 주민 : 정말 비참합니다. 모든 것을 잃었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시엔 목숨을 구하는 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남반구의 여름 장마철을 맞아 국지성 폭우가 이어지면서 중남미 국가 곳곳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지역에 뎅기열 환자까지 급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남미에선 올 들어 지금까지 뎅기열로 102명이 사망했습니다.
환자는 67만 명 보고됐는데, 지난해보다 157%, 5년 평균치보단 225%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물난리를 겪고 있는 페루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3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32명이 숨졌습니다.
최근 뎅기열 환자가 일주일 새 6백 명 이상 늘어날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자, 페루 정부는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알베르토 오타로라/페루 총리 : 뎅기열로 인해 현지시간 27일부터 전국 20개 지역에 90일 동안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페루에선 지난해 뎅기열 급증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보건장관이 경질된 바 있습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데, 감염 시 고열에 시달리다 쇼크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니뇨 때문에 중남미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모기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게 환자 급증으로 이어졌단 분석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뎅기열로 인한 미주 대륙 사망자가 2천3백여 명에 달한다면서, 중남미 각국에 각별한 방역·방제 조치를 당부했습니다.
(취재 : 김경희 / 영상편집 : 오영택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