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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전공의 81% 사직서…일부 병원 환자에게 서약서 작성 요구

류희준 기자

입력 : 2024.02.21 11:38|수정 : 2024.02.21 11:38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 이틀째인 오늘(21일) 강원 지역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백 명에 이르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 사태가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병원급에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도 보여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 원주의 한 병원에서는 최근 입원 환자와 보호자에게 '의료파업으로 응급상황 발생 시 상급병원 전원이 불가할 수 있어 사망, 건강 악화 등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4개 대학병원과 의료원 파견 전공의 등 도내 전체 전공의 386명 중 81%가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강원대학교병원은 전공의 101명 중 오늘까지 78명이 사직서를 냈으며, 이 중 64명이 진료 업무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은 전공의 50명 중 인턴 11명, 전공의 38명 등 총 4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춘천 성심병원의 경우 사직서를 제출한 49명 중 4명만이 업무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은 하루 평균 25∼30건 진행되는 수술 일정 중 연기된 수술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영동 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 소속 전공의 33명 중 23명도 사직서를 내고 일부가 업무에서 이탈했습니다.

아산병원은 하루 평균 55건 진행되던 수술을 16% 축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중증·응급 관련 수술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 (사진=연합뉴스)
어제까지 151명(인턴 42명·레지던트 109명) 중 9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전공의 이탈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한림대 의대가 동맹휴학을 가장 먼저 발표한 데 이어 강원대 의대 등 나머지 3개 대학은 "전국 동향에 따라간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 8일부터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하는 한편 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 14곳(의료원 5곳, 근로복지공단병원 3곳, 국군병원 3곳, 정선군립병원 등)과 시군 보건소·지소에서 비상진료대책을 수립하고 개원의 집단휴진에 대비해 평일 연장 진료·휴일 진료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현재 26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이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내 3개 국군병원(강릉, 춘천, 홍천)에서도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운영합니다.

다만, 도내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에서도 전공의 사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어 도는 경증·비응급환자의 경우 지역응급의료기관 또는 일반의료기관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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