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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쪼그라든 비내구재 소비…20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

조을선 기자

입력 : 2024.02.04 09:36|수정 : 2024.02.04 09:36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식재료나 소모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비스업 소비 역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내수 회복 전망을 어둡게 했습니다.

오늘 오늘(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104.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1.4% 감소했습니다.

2003년에 3.2% 감소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소매판매는 2021년 5.8% 증가했다가 2022년 0.3%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한 뒤, 지난해 또 다시 1.4% 줄어든 건데 2년 연속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입니다.

재화별로는 단기에 소모되는 소모품인 비내구재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전년 대비 1.8% 줄어들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8.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세부 상품군별로는 음식료품 소비가 2.6%, 의약품이 1.5% 줄었고,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기록입니다.

화장품 소비도 11.5% 감소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18.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계가 생필품이나 소모품 등의 소비에서부터 지갑을 닫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용 기간이 1년 내외이고, 구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준내구재의 소비도 지난해 2.6% 감소했습니다.

상품군별로는 의복(-2.1%), 신발 및 가방(-5.6%), 오락·취미·경기용품(-2.1%), 기타 준내구재(-2.8%) 등 모든 품목에서 1년 전보다 소비가 줄었다.

떨어지는 소비에 버팀목이 된 것은 내구재였는데,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내구재의 소비는 지난해 0.2% 늘었습니다.

상품군별로는 승용차 소비가 6.1% 늘었고, 통신기기 및 컴퓨터(0.8%), 기타 내구재(2.8%) 등도 소비가 증가했습니다.

재화 소비가 아닌 서비스 소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의 상승세 역시 둔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2.9% 증가했는데, 2021년 5.0%, 2022년 6.7% 각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증가 폭입니다.

민간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된 도매 및 소매업은 0.8% 감소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0.5%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조업 생산 및 수출 증가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계 부채와 고금리, 물가 불안 등 위험 요인들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어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의 온기가 소비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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