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자선단체 사칭해 온라인서 매달 최대 160억 원 모금"

이스라엘과 석 달 넘게 전쟁을 치르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온라인에서 자선단체를 사칭해 매달 최대 1천2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모금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온라인 기부금으로 한 달에 최소 800만 달러(약 106억 원)에서 최대 1천20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돕는 자선단체를 사칭해 이런 기부금을 받아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 국가대테러금융국(NBCTF)은 현재 하마스에 전달되는 자금 규모가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전과 비교하면 몇 배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근동정책연구소 소속 연구원 매슈 레빗은 "가자지구 내 적대행위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합법적, 불법적 자선 기부가 급증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하마스를 향한 지원도 늘어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미국이 (불법으로) 지정했던 자선단체가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나오기도 하지만 아예 새로운 단체도 많이 생겼다"고 부연했습니다.

하마스는 이전부터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기 위한 현금 지원을 요청해왔습니다.

이달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전 세계 지지자를 향해 '원조와 돈, 그리고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기부하라며 "형제들을 실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독일, 네덜란드 등 16개 동맹국과 더불어 하마스의 재정 활동을 추적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자금줄 차단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또 하마스가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 목록을 업데이트하며 각국에 이를 주의하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자선단체가 합법 조직인지, 하마스 지원을 위해 위장한 조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했습니다.

마치 끊임없이 쫓고 쫓기는 '고양이와 쥐 게임'과 같은 과정이라는 게 이들 설명입니다.

하마스의 또 다른 주요 자금줄로는 이란이 꼽힙니다.

이란은 하마스의 군사 활동 지원금으로 매년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전했습니다.

이란이 하마스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앞서 하마스 지도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반이스라엘 노선을 지원해 자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