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미중, 새해 벽두 연쇄 고위급 협의…타이완 · 군사 · 펜타닐 논의

민경호 기자

입력 : 2024.01.11 22:06|수정 : 2024.01.11 22:06


미국과 중국이 새해 들어 잇따라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며 관계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고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10일) 미국을 방문 중인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과 회담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를 토대로 솔직하고 건설적인 협의를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파이너 부보좌관과 류 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불법 마약 제조·밀매 단속 강화, 군 당국 간 소통 및 협력 재개 등의 이행 상황을 논의했습니다.

또 중동, 우크라이나 전쟁, 양안 문제 등 글로벌 현안과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미 측은 타이완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함을, 중국 측은 양국 간 지속적인 고위급 외교와 교류에 대한 지지를 각각 강조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 대 당 외교 책임자로, 차기 외교부장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류 부장은 이번에 반관반민 교류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찾았습니다.

또 어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은 화상회의를 하고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왕 부장은 "중미 정상이 샌프란시스코 회담에서 마약 퇴치를 위해 협력하자는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양국의 법률 집행 기관은 공동으로 이것을 잘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측은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올바른 공존 방식을 견지하고 법치로써 법률 집행 협력을 수행해야 한다"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9일에는 미중 군사 부문 당국자 간의 협의가 있었습니다.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중국·타이완·몽골 담당 부차관보와 쑹옌차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제17차 미중 국방정책조정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회의는 미중 군 당국 간 연간 인적 교류 일정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중국 군 당국자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미 측과 회의를 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라고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습니다.

지난해 2월 불거진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진입 이후 한동안 고위급 대화 단절기를 겪었던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 안정화 및 충돌 방지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오는 13일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양국이 정무·군사 영역에서 협의를 진행한 것은 선거 이후 타이완해협 갈등 고조 가능성을 시야에 둔 채 상황 관리를 도모하려는 행보로 읽힙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2개의 전쟁'에 관여하며 올해 11월 대선에 도전 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국내 경제 성장세의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이 시급한 시 주석 모두 올해 대외 관계의 핵심인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