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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 달 일해도 16만 원…폐지 줍는 노인 4만 명에 달해

신송희 에디터

입력 : 2023.12.29 09:37|수정 : 2023.12.29 09:37


생계유지 등을 이유로 폐지를 줍는 65세 이상 노인이 4만 2천 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일주일에 6일, 하루에 5시간 넘게 폐지를 주워도 한 달에 고작 16만 원을 손에 쥐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폐지 수집 노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결과와 함께 지원 대책을 어제(28일) 공개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에 있는 고물상 4282곳 중 지역 대표성을 가진 105곳을 표본 추출한 뒤 이곳에 폐지를 납품하는 노인 수를 확인해 전국 단위 규모를 추계했습니다. 더불어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대면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폐지 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남성이 57.7%를 차지해 여성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이들은 평균 하루에 5.4시간, 일주일에 6일 폐지를 줍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폐지를 주워 얻은 소득은 월 15만 9천 원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1226원입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12.7%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들이 한 달에 버는 소득은 폐지 주운 돈을 포함해 74만 2천 원, 가구소득은 113만 5천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2020년 전체 노인 개인소득의 57%, 가구소득의 45% 수준입니다.

이들은 '생계비 마련'(53.8%), '용돈이 필요해서'(29.3%) 등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폐지를 주웠습니다.

폐지를 줍게 된 동기로는 '다른 일을 구하기 어려워서'(38.9%)가 가장 많았습니다.

가장 큰 애로사항(복수응답)은 '폐지 납품단가 하락'(81.6%)이 꼽혔습니다.

올해 폐지 1㎏당 가격은 한국환경공단 집계 기준 74원으로, 지난해 84원 대비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리어카 가득 100㎏을 채워도 8천 원이 안 됩니다.

이들은 신체적 · 정신적 건강도 좋지 않았는데, 폐지 줍는 노인 중 39.4%는 우울 증상을 겪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이에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이들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소개해 연계할 계획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노인 일자리 사업 예산을 확보해 뒀기 때문에 폐지 줍는 노인 4만 2천 명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발굴만 되면 지원하는 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여 누락 없이 찾아내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개별 노인의 요구와 성향을 고려하되, 75세 이상 고령층은 연령 · 건강 등을 고려해 '공익활동형' 참여를 유도하고 29만 원의 수당을 받게 할 방침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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