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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차원도 초월, 지역도 뛰어넘었던 '2023 초연결시대'

심영구 기자

입력 : 2023.12.31 14:00|수정 : 2023.12.31 14:00

[희박사의 K-올] 2023 K-10대 뉴스 ② (글 : 임희윤 음악평론가)


스프칼럼(임희윤)
 
임희윤 스프칼럼 2편
▶ 관련 영상 : [MV] 이마세(imase) - NIGHT DANCER | 한글자막 뮤직비디오

이런 노래, 들어본 적 있나요. 일본 가수 이마세의 'NIGHT DANCER'입니다. 올해 한국 음원 플랫폼인 멜론의 종합 차트 10위권까지 오르면서 파란을 일으켰지요. 제이팝 차트가 아니라 종합 차트입니다. 웬만한 가요, 팝을 다 제치고 일본 노래가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죠.
 

지역성이 사라진다…로컬리즘(localsm)의 해체

지난 회에서 뉴진스가 빌보드 뮤직 어워즈 무대에 선 이야길 들려드렸죠?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올해 케이팝 부문에 총 4개의 상을 신설했습니다. 종전에도 라틴팝 부문은 있었지만 미국 내에 실제로 거주하는 히스패닉계의 비율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죠. 그런데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한국 음악 부문에, 그것도 4개 부문이나 할애했다는 것은 파격입니다. 이는 케이팝의 선전이자 국위 선양을 떠나 세계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방증한다고 저는 봅니다. 바로 로컬리즘, 즉 지역성 또는 지역색의 해체입니다. 초연결시대에 우리는 모두 부처님 같은 손바닥을 갖게 됐지요. 스마트폰 말입니다. 지구촌 삼라만상이 그 안에 훤히 내려다보이는… 플랫폼과 콘텐츠의 변화로 지역보다는 취향이, 맥락보다는 찰나의 감각이 중요해졌죠. 이것이 가장 직관적인 예술인 음악을 소비하고 인식하는 풍토를 변혁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이마세를 비롯해 요아소비, 요네즈 겐시, 아이묭, 후지이 가제 같은 일본 가수들이 국내 음원과 동영상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심지어 베트남 팝(V-Pop)도 국경을 넘었습니다. 쇼트폼 챌린지 쪽에서 '팅팅탕탕송'으로 인기를 모은 베트남 가수 호앙 투 링의 'See Tinh(시 팅)'이 대표적이었죠.

임희윤 스프칼럼 2편
▶ 관련 영상 : 베트남 도자캣???틱톡에서 엄청 핫했던 띵띵땅땅 그 노래 | [ 가사 / 번역 ] | Hoàng Thuỳ Linh - See Tình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 신인 그룹 피프티피프티가 'Cupid'로 영미권 차트까지 접수한 것 역시 언어나 문화권의 장벽이 흐물흐물해지고 노래의 느낌 자체가 중요해진 현재 세계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케이팝의 인적 구성에서도 로컬리즘은 무너집니다. 하이브가 미국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진행한 '더 데뷔:드림 아카데미'(KATSEYE 데뷔), JYP가 미 리퍼블릭 레코드와 함께 한 'A2K 프로젝트'(VCHA 데뷔)는 케이팝의 중심은 케이휴먼(한국인)이라는 관념조차 허물고 있습니다.

임희윤 스프칼럼 2편
▶ 관련 영상 : VCHA "Ready for the World" Performance Video
 

'존재하지 않아도 좋아. 내 폰 안엔 존재하니까'…버추얼리즘(virtualism)의 약진

2021년만 해도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깊디깊은 골짜기가 존재했습니다. 바로 버추얼 연예인과 불쾌한 골짜기 말입니다. 당시 로지, 한유아 같은 버추얼 셀러브리티들이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TV 광고 시장까지 올라올 때만 해도 그에 관한 인터넷 기사 댓글창에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2020년 에스파가 거느리고 등장한 아이에스파(ae-aespa)는 어느샌가 존재가 희미해졌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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