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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전쟁·테러로 우울한 성탄절…트리 불 끄고 상점도 썰렁

김영아 기자

입력 : 2023.12.24 18:25|수정 : 2023.12.24 20:5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 각각 전쟁의 고통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지구촌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수 탄생지로 알려진 요르단강 서안의 도시 베들레헴은 물론 시리아와 레바논 등 기독교인이 있는 중동 국가에서는 전쟁의 슬픔 속에 성탄절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했고, 유럽에서는 체코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독일 쾰른 대성당 테러 위협으로 인해 전역에서 보안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베들레헴에서는 해마다 성탄절에 화려한 트리 점등식과 드럼·백파이프 연주자의 퍼레이드 등 축하행사가 떠들썩하게 진행됐지만, 올해는 트리나 불빛 장식, 퍼레이드, 캐럴 등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독교 교회가 있는 시리아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시리아 북부의 중심도시인 아지아의 광장에는 12월이 되면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치장되지만, 올해는 광장이 텅텅 비었습니다.

시리아 가톨릭교회 교회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 희생자들과 연대해 모든 공식 기념행사와 환영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거의 매일 폭격 소리를 듣게 된 레바논 남부의 기독교 마을은 축제 분위기는커녕 적막이 감돌고 있습니다.

국경 지역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주민들도 전쟁의 포연을 피해 수도 베이루트 등의 임대 아파트로 옮겨갔습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레바논에서는 벌써 7만 2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유엔 직원을 포함한 한 대가족 70여 명이 사망하는 등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피란길에 오른 주민 220만 명 중 상당수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성탄절에도 안식할 곳 하나 없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쟁 속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는 올해도 스산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겨울을 겨냥해 최근 발전소 등 기반 시설에 공격을 강화한 탓에 우크라이나는 또다시 전기, 난방, 물 공급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럽은 성탄절을 앞두고 체코 카렐대에서 총기 난사로 14명이 희생된 데 이어 곳곳에서 테러 위협이 감지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독일 쾰른 경찰은 23일 서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쾰른 대성당에 대한 '위험 경고'를 접수하고 탐지견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해당 위협 정보가 새해 전날에 대한 것이나, 성탄 전날 성당을 찾는 이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23일 밤부터 대응하고 있다면서 24일에는 방문객 입장 전 보안 검색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스페인 당국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유럽 여러 지역에서 새해 전야와 크리스마스에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했으며,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마드리드의 성탄 미사가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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