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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서 하마스 '하급 대원 추방' 구상 중"

화강윤 기자

입력 : 2023.12.01 01:21|수정 : 2023.12.01 01:24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가자지구 재장악을 막기 위해 하급 조직원들을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싱크탱크는 전후 가자지구 구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으로 새 가자지구 당국이 통치하고 하마스 대원들을 추방해 '하마스 없는 안전지대'를 구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하마스 수뇌부는 물론 지난달 7일 기습에 가담한 무장대원들을 모두 제거하겠다고 공언한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약 3만 명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내 하마스 무장대원 가운데 수천 명을 사살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해당 구상은 미국도 함께 논의 중으로,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이른바 '베이루트 모델'과 유사하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소탕하기 위해 베이루트를 포위하고 폭격을 퍼부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 균열이 생긴 뒤 야세르 아라파트 PLO 의장과 무장대원 1만 1천 명이 레바논에서 튀니지로 추방됐습니다.

무장대원과 가족들을 가자지구에서 내쫓는다면 이들에게 출구전략을 제공하고 전후 가자지구 재건도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PLO가 레바논에 잠시 머물렀던 반면 가자지구는 하마스 대원들의 고향이자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의 일부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야히야 신와르와 무하마드 데이프 등 하마스 수뇌부의 출국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그들이 PLO만큼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안을 하더라도 무장대원들이 받아들일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란다 슬림은 "하마스 수뇌부가 제거될 경우 일부 대원들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분쟁 상황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라고 했습니다.

WSJ은 하마스 대원을 받아들일 국가들의 지지, 대원들을 표적으로 삼지 않겠다는 합의와 그에 대한 하마스의 신뢰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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